청계 4만 촛불, “국민이 이기고 있다”
<현장> 전국 23개 도시 6만 운집, 24일 범국민대회
11차례 촛불문화제, 연인원 25만 돌파
1천8백여개 시민사회단체와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 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가 ‘미친 소, 미친 교육 반대’를 주제로 내걸고 진행한 서울 청계광장에는 4만여명이 참석, 지난 2일 첫 촛불제 이래 최대 규모를 과시했다.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전국에서 동시에 열린 촛불문화제에 6만여명이 넘는 인원들이 몰린 것으로 추산했으며 이날까지 총 11차례 문화제를 통해 서울만 연인원 20만, 전국적으로 25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날 촛불집회가 대성황을 이룬 것은 일선 학교의 현장지도에도 불구하고 중-고생이 대거 참석한 데다가, 지난 9일 청계광장 집회를 분수령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직장인, 가족 단위 참석이 크게 늘어나는 등 참여 연령대가 확대됐기 때문이었다.
사법처리 경고 일축하고 참석한 대중연예인들에 참석자들 열광
경찰의 사법처리 경고에도 불구하고 집회에 참석한 대중연예인들의 콘서트도 촛불제 규모를 키우는 데 결정적 한 몫을 했다. 가수 신해철씨는 무대에 오르지 않았지만 윤도현 밴드, 김장훈, 블랙홀, 이승환 등 국내 최정상급 가수들이 참석하면서 오후 10시를 넘어서까지 인원이 계속 모여들었다.
특히 이승환씨는 주최 측조차 예상 못한 깜짝출연이었다. 이씨는 촛불문화제 시작 바로 직전에 주최 측에 연락을 해와 무대에 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자신의 히트곡 3곡을 잇달아 불러 참석자들을 열광시켰다.
대책회의 “국민들 분노 걷잡을 수 없이 확산, 협상 무효화가 유일 해법”
국민대책회의 측은 “광우병 파동 논란이 이미 전 국민들에게 확산됐음을 보여주는 촛불문화제였다”며 “대규모 범국민대회 형식으로 치러지는 22, 24일에도 더 많은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정부를 향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석 상황실장은 “시민들의 자발적 참석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음을 정부가 이제 깨달아야 한다”며 “고시 연기 등의 미봉책이 아니라 협상 전면 무효화를 결정해야 국민들의 분노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예인들 공연도 좋지만 시민들의 가감없는 목소리 반영 더 신경써야”
그러나 일각에선 대중연예인의 문화공연이 주도한듯한 이날 촛불문화제 방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들도 있었다. 특히 대책회의가 시간이 지날수록 지나치게 규모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데리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 원모(47)씨는 “대중연예인들의 경쾌한 문화공연으로 집회의 분위기가 사는 것은 좋지만 시민들의 목소리를 자유롭게 발산하는 방식이 취지에 가장 걸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촛불문화제에 한 차례도 빠짐없이 참석했다는 한 시민은 “지금까지 수만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든 이유는 정부를 향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해주는 것에 열광한 것 아닌가”라며 “집회가 아닌 문화제를 지나치게 강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윤도현 밴드의 앵콜공연과 이어진 시민들의 ‘대한민국 헌법 1조’,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 합창을 끝으로 오후 11시 10분께 마무리됐다. 이날도 시민들은 현장을 말끔히 청소한 후 자진해산했다.
대책회의 “24일 범국민대회 조직인원만 5만, 최소 8만 이상 모일 것”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이날을 끝으로 닷새간의 집중 집회를 마무리하고 오는 22일과 24일 대규모 범국민대회 개최에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2일에는 전농과 전빈련 등 농민, 빈민 단체가 각각 1만여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여의도에서 열고 촛불문화제에 합류, 수 만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24일은 2만여명의 참여가 예상되는 ‘전국교사대회’, 3만여명 참석하는 민주노총 주최 ‘공공부문 노동자 총력 결의대회’ 등 자발적인 시민을 제외하고도 5만여명의 조직된 인원이 참석해 최소 7~8만명이 참석하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국민대책회의는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책반대시위연대, 이명박 탄핵운동본부, 미친소닷넷 등 인터넷 모임으로 구성된 국민주권수호시민연대는 19일 오전 11시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우병 저지입법’ 심사를 위한 국회 농해수위 개최를 촉구할 예정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도 이날 오후 1시 서울 대학로 서울의대 함춘회관 대회의실에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 송기호 변호사, 박상표 국민건강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 교수 등 전문가들을 초빙해 집중토론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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