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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문화재청장 '사퇴의 변' 전문]

"능력 총동원해 숭례문 복원할 것"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12일 숭례문 소실에 책임을 지고 전격 사퇴했다. 유 청장은 "숭례문을 아름답게 복원하는 것은 죄인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사명"이라며 "능력을 총동원해서 복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편집자 주>

유홍준 '사퇴의 변'

저는 오늘 숭례문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문화재 청장 사직하기로 사표를 제출했다.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지만 온 국민을 참담한 마음으로 몰아넣은 데 대해 누군가 책임을 져야하고 그 책임은 문화재청장이 져야한다고 생각하고 사표를 제출했다.

국민들에게 엎드려 사죄한다.

숭례문을 아름답게 복원하는 것은 죄인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사명이다. 능력을 총동원해서 복원할 것이다.

이미 두가지 조치를 취했다.

오후에 2시에 문화재 분과위원회 열어 앞으로 바람직한 복원 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숭례문 복원 문제를 협의했다.

일제강점기에 양쪽 성곽을 잘라내어 당당한 모습을 잃어버린 것을 다시 복원할 것이다. 1.5미터 올라와 있는 지표도 원상 회복을 논의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서울시가 빠른 시일내에 실무회의 가질 것이다.

3년 6개월간의 청장직을 물러나면서 이번 사건의 교훈을 사심없이 말씀드린다. 발생과 진화과정의 문제, 사전예방시스템 미미는 규명될 것이다.

그보다는 근본적인 문화재 보호 시스템에 대해 말씀드린다. 숭례문의 1차 책임관리가 중구청에 있는 것은 빨리 고쳐야 한다.

문화재청장은 5대 궁궐과 왕릉만을 관리하고 해당 기초단체가 관리하게 돼있는데 234개 지자체 중 문화재과를 갖고 있는 곳은 몇개 안 된다.

중앙정부가 인허가권을 지방정부에 이양하는 게 올바른 방향이지만 그 과정에서 지방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은 반대로 중앙정부가 맡아야 한다. 문화재 관리가 대표적이다.

문화재청에는 반드시 권역별 지방청이 설치돼 일관된 체계를 갖춰야 한다. 이번 사태를 재발하는 제도적 보완 장치가 될 것이다.

돌이킬 수 없는 책임을 느끼고 떠나지만 최선을 다해 소신껏 일했다. 물의도 빚고 지탄도 받았지만 열정을 다해 임한 것은 한 점 부끄럼이 없다.

숭례문을 소실시킨 불명예는 죽은 뒤에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안고 떠난다.

올해 7월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한 심사 조선왕릉 등재를 위해 유네스코 면담 어렵게 갔는데 모처럼의 문화외교 기회를 잃어버렸다.

청장을 그만두면 다시 찾아 못한 몫을 다시하고 싶다. 언제나 문화유산과 함께 해왔다. 사직 뒤에도 그럴 것이다. 문화유산의 전도사로서 살아갈 것이다.

음으로 양으로 지원해준 많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다시 한번 숭례문 화재 소실로 온 국민에게 아픔과 슬픔을 드린 죄인으로서 용서를 구하며 물러가겠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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