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대선후보였던 박찬종 전 의원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최근 행보에 대해 "대선후보로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과 마찬가지"라며 이회창 정계복귀 및 대선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해, 이회창-박찬종 간 공감대가 형성된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두 사람은 경기고-서울법대 선후배 사이이며, 2002년 대선때 박 전의원은 공개리에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박찬종 "이회창 출마 결심하고 행동에 돌입"

박 전 의원은 19일 저녁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 인터뷰에서 "지금 이회창 전 총재의 행보는 대선 후보로 나가기로 작정하고, 그걸 행동으로 옮긴 것 같다"며 "정치인의 야망은 누구도 꺾을 수 없다는 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전 총재는 한나라당에 끼어들어서 후배들과 후보 경쟁을 하기가 겸연쩍으니까 신우파연합을 만들어 독자후보로 나와서, 한나라당 후보가 결정되고 나면 지난 대선 때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형식 같은 걸 취하든지, 하여간 대통령 후보가 되고 싶어 한다"고 이 전 총재의 정치플랜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왕 그렇게 마음 먹었다면 조금은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전 총재는 흠이 많다. 대쪽 판사가 흠투성이가 됐는데 그러나 흠도 경륜이 될 수 있다. 아무 흠도 없고, 아무 것도 안 해 본 깨끗한 사람을 대통령 시켜서 흠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나. 흠이 많은 사람은 그 흠을 반복 안할 가능성도 있다"고 이 전총재 출마를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이 전 총재가 대통령 후보 경쟁에 나선다면 신인들이 그걸 반면교사로 생각할 수 있다"며 "지금은 포퓰리즘이 너무 기승을 떤다. 길거리에서 풀빵을 파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게 코미디 프로에 나오는 건가. 대통령 후보로 나설 사람이 기본적인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이명박 전시장을 노골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는 "경제도 어려운 이 엄중한 시기에 이 전 총재가 나서서 그런 걸 진정시키고, 국가 미래를 바라보는 제대로 된 애국심을 충전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면 이 전 총재가 나서는 걸 누가 말리겠는가"라고 재차 이회창 출마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혔다.

비좌판연합 출범 확산에 한나라당 긴장

정가 일각에서는 이회창 전총재, 박찬종 전의원 등이 극우진영과 '비좌파연합'을 구성한 뒤 내년 대선에 독자후보로 출마할 것이라는 풍문이 계속 나돌고 있어, 박 전의원의 이번 발언이 이같은 플랜을 확인시켜준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실제로 '창사랑' 등 이회창 지지세력들은 내년 1월 서울에서 5천여명이 모여, 이회창 출마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다.

최구식, 이계진 등 한나라당 의원등이 최근 이례적으로 공개석상에서 이회창을 맹성토한 것도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경계심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로선 한나라당이 압도적 우세를 보이고 있으나, 범여권에서 반한나라당 단일후보가 나올 경우 수십만표로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고 이럴 경우 이회창의 출마는 한나라당에 더없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