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승연에 징역 4년 선고후 법정구속

한화는 물론 재계도 패닉, '경제민주화 후폭풍'

2012-08-16 10:5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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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16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에게 실형 4년을 선고한 뒤 전격 법정구속, 재계에 큰 충격을 안겨주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서경환)는 이날 오전 회사와 주주들에게 수천억대 손실을 입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승연 회장에게 징역 4년에 벌금 51억원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한화그룹 경영지원실장으로서 김 회장의 지시를 이행한 홍동욱 여천NCC 대표이사와 한화국토개발 대표이사로 비자금 조성에 가담한 김관수씨에 대해서도 각각 징역4년에 벌금 10억원과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뒤 법정구속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은 한화그룹의 지배주주로서 영향력과 가족의 지위를 이용해 차명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등 손해를 끼쳤다"며 "모든 범행의 최대 수혜자로서 반성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김 회장은 그룹 계열사를 동원해 위장계열사 한유통·웰롭을 부당지원하고 계열사 보유주식을 누나 측에 저가로 양도해 각각 2천833억원, 141억원의 손해를 끼쳤으며 차명 주식거래로 15억원의 양도소득세를 포탈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한 "김 회장은 모든 공소사실에 대해 이는 전적으로 홍동옥 씨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한화그룹은 피고인을 정점으로 일사불란한 상명하복의 보고 체계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검찰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본부조직에서는 김 회장을 CM(체어맨)이라고 부르면서 CM은 신의 경지이고 절대적인 충성의 대상이며 본부조직은 CM의 보좌기구에 불과하다고 표현했다"고 덧붙였다.

1심에서 유죄판결은 예상했으나 법정구속은 예상하지 못했던 한화측은 완전 패닉상태에 빠져들었고, 증시에서도 한화그룹 주식들이 줄줄이 급락하는 등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여야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김 회장이 1심 재판에서 전격 법정구속되자 향후 재벌총수에 대한 재판이 전례없이 엄격해지는 게 아니냐며 초긴장하는 분위기다.

선고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위해 앞서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한 김 회장은 심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판결 직후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6일 열린 결심 결심공판에서 김 회장에게 징역9년에 1천50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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