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MB의 독도 방문, 긁어 부스럼"
"이것이야말로 일본이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
이 교수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긁어 부스럼, 독도 방문'이란 제목의 글을 통해 "난 정치나 외교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습니다"라며 "그렇지만 며칠 전 대통령이 급작스럽게 독도를 방문했다는 기사를 읽고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추어인 내가 보아도 우리의 국익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깜짝 퍼포먼스처럼 보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철저한 반일교육을 받고 자라난 세대입니다. 3.1절, 광복절 노래를 애국가만큼 많이 부르고 자란 세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과 우방으로 지내는 것은 환영하되, 한일간의 현안문제에 대해서는 정부가 좀 더 강력한 태도를 취해주기를 바라는 사람입니다"라면서도 "그러나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내가 생각하는 강력한 태도와는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강력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우리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한에서 바람직한 것이지,공연히 상대방에게 꼬투리를 잡힐 일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더 낫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더 나아가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라는 건 그것이 바로 일본이 내심 바라고 있었던 일이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며 "일본에게는 독도 문제가 언제나 '밑져야 본전'인 게임입니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고 기회 있을 때마다 푹푹 찔러 보는 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다면 우리의 대응도 거기에 맞춰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독도 방문은 그들이 마구잡이로 쑤셔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라며 "신문 보도를 보니 일본은 좋아라 하고 독도를 분쟁지역화하는 구도로 몰아가려나 봅니다. 이것이야말로 그들이 내심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 아니겠습니까?"라고 탄식했다.
그는 "또 한 번 '아마추어 정권'이라는 말이 생각나더군요"라며 "앞으로 이걸 수습하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라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그는 특히 "그 동안 대통령이 대일관계에서 취해온 행동을 보면 독도 방문을 이해하기가 더욱 어렵습니다"라며 "일관되게 강력한 태도를 취해 온 것이 아니라 때로는 비난을 받을 정도로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하지 않았습니까? 가까운 예로는 지난 번의 한일정보교환협정 문제도 있구요"라며 이 대통령의 일관성 부재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이번 일은 아마추어인 내가 보기에도 아무 쓸모없는 행동이었습니다. 독도를 분쟁지역화하지 않고 실효지배를 계속 유지한다는 우리의 기본 입장에서 볼 때 하등의 이득이 없는 깜짝 쇼였을 뿐"이라며 "공연한 욕심으로 일을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라고 꾸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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