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국가가 국민을 죽이는 거다”
<현장> 집값 폭등에 성난 시민들 “우리가 과연 이 나라 국민인가"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면 내 집 하나쯤은 마련할 수 있어야 하지 않았습니까? 국가에서 열심히 일하고 국가를 믿고 따라오면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돈 부족하다고 해서 없는 돈에 꼬박꼬박 청약통장 만들어서 국민주택기금 재원도 마련해드리지 않았습니까?”
단상에 오른 ‘아파트값 거품내리기 모임’ 회원 이용구씨의 목소리는 발언이 더해갈수록 격해졌다. 그는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면 이민을 가야하고 그마저도 못하면 자살 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말이 자살이지 이건 국가가 국민을 죽이는 겁니다. 내년 봄엔 더 많은 사람이 죽을지도 모릅니다”며 격분을 토해냈다.
성난 민심이 광화문에 모였다. 개발지역의 철거민부터 40대 가장, 이제 막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 아파트값 폭등으로 자녀의 결혼을 미루고 있는 60대 부모들까지 저마다 아파트값 폭등에 신음하는 5백여명의 시민들이 25일 저녁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미리 확보한 장소가 모자라 서서 집회에 참가해야할만큼 참가자들은 늘어갔다.
오후 4시를 조금 넘겨 시작한 ‘아파트값 거품빼기 국민행동 1차 시민대회’는 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배신’당한 이들의 절규로 가득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과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단상에 올라 저마다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질타했지만 이날 시민대회의 주인공은 서민들이었다.
“집 한 두채 문제가 아니라 국가사회정의가 무너지는 상황”
인터넷으로 시민대회 소식을 접하고 나왔다는 신모씨(46세, 서울 강동구 길동)는 “나라가 그로키 상태다. 운좋게 얻은 불로소득을 얻어도 도덕적 저항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당당하고 떳떳하게 어깨 펴고 다니는 게 당연한 나라가 어떻게 정상일 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씨는 “단지 집 한 채, 두 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사회정의가 무너지는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집이 무슨 1.20만원짜리 물건도 아니고, 평생 자신의 생업에 종사하며 열심히, 또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어렵게 장만하는 건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잘못될 때는,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집단이 나아갈 때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는데 지금 참여정부가 그 꼴”이라며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이라도 발동해서 부동산값을 잡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서 정의고, 가치고 다 소용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아이 둘을 포함한 일가족을 모두 데리고 나온 30대 가장 김모씨(34세, 경기도 평택)는 봄이면 직장을 서울로 옮겨야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씨 가족은 직장과 가까운 송파구에 집을 얻고 싶지만 전세매물이 쏙 들어간 데다 이미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도 아니다.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원해서도 아니다. 단지 내 생업을 위해 옮기는 건데도 집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도대체 서울의 그 많은 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거냐”고 반문했다.
“서민을 위해야 정부고, 서민을 위해야 나라다”
TV뉴스를 보다가 시민대회 소식을 접하고 그 길로 집을 나섰다는 이일선(65, 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젊은이들을 걱정했다. 혼기가 찬 아들과 딸을 각각 한 명씩 두고 있다는 이씨는 “가진 사람들만 계속 집을 늘려가는 이런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사겠나. 내 아들딸만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다”며 탄식했다.
이씨는 “서민을 위해야 정부고, 서민 위해야 나라”라며 “한 평 더 가진 사람한테 그 한 평값을 더 받아내야 한다, 절대 타협해서도 포기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광풍에 휩싸인 젊은 세대를 걱정하는 마음은 외아들의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남모(54세, 서울 구로구 봉천동)씨에게는 절박함 그 자체였다. 남모씨의 아들은 2년 전 중소 무역업체에 입사해 비교적 성실하게 돈을 모았고 집에서도 대출을 도와줬지만 점 찍어놨던 집은 이미 부담할 수 있는 최대비용을 넘어섰다.
남씨는 “아들은 원룸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하지만 부모된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치 않다”며 “아들 내외를 보면 지금까지 부모들이 무얼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무능(?)을 탓했다.
경기 산본에서 올라왔다는 가정주부 윤모(46세)씨는 “내가 사는 집이 1년 새 평당 5백만원 이상 올랐다”며 “소득은 점점 내려가는데 집값만 오르면 뭐하나. 이렇게 오르기만 하면 무주택자들은 집을 사기 위해 1백원을 모으다가 또 다시 1백원을 더 모아야 한다”며 “이제 도둑놈이나 사기꾼 아니면 제 힘으로 집 사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건설업자 “건설족들과 개발관료의 커넥션을 허물어야한다”
시민들을 만나던 도중 단상에서 ‘양심고백’이 나왔다. 20년 넘게 건설업에 종사했다는 박철훈씨(47세, 강남 거주)가 시민발언대에 오른 것.
박씨는 “건설업에 종사하며 많은 도시에 아파트를 짓고 가격을 부풀리고 폭리를 취하는데 일조한 사람으로서 뒤늦게나마 후회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검증하는 일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박씨는 “건설족들은 그들이 개발관료들과 맺고 있는 탄탄한 커넥션들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나서서 정부를 압박하고 양심적인 건설업자들도 거리로 나서서 정부를 압박하고 개발관료들의 생각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년간 꾸준히 치솟은 집값은 무주택자들의 희망만을 꺾어놓은 게 아니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수백만의 철거민들은 당장 내년 봄이 되면 길거리로 나앉거나 더 열악한 주거환경을 찾아 떠나야할 처지에 몰려 있다. 전국적으로 올라간 집값은 개발붐과 함께 전.월세를 턱없이 높게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일산 식사지구에서 건설업체들과 생존권을 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이종욱(53세)씨는 “괴롭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씨는 “민간건설업체들이 개발만 했다 하면 세입자가 한 두명씩 죽어나가는데도 정부는 가진 자들을 위한 대책만 내놓는다”며 “가끔은 우리가 단 한번이라도 이 나라의 국민이었나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랑 건설업체가 짜고 이렇게 집값에 전월세까지 다 올려놓고 이제 와서 우리 같은 세입자들 보고 어디로 가라는 거냐”며 “겨울철은 다가오는데 쫓겨날지 죽어나갈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시민대회에는 전국의 철거민 2백50여명도 참석했다.
경실련 "정부 정책 의지 없이는 더 큰 저항 직면할 것"
2시간동안 진행된 시민대회는 각계인사들과 시민들의 자유발언, 참여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담은 동영상 상영을 거쳐 오후 6시께 마무리됐다. 30명의 시민대표단들은 참가자들의 분노와 바람이 빼곡히 적힌 플랫카드를 들고 청와대 민원실로 향해 가두해인을 해 성난 민심을 전달했다.
당초 청와대는 경실련 측에 접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24일 항의글 삭제 논란이 벌어진 직후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시민들이 직접 적어넣은 플랫카드에는 이런 문구들이 적혀있었다.
“열심히 일한만큼이라도 살아가게 해주세요”
“아파트 값 공개하세요. 너무 추워요”
“내 나이 34살, 20대때는 IMF 때문에 못살아~30대때는 아파트값 폭등 때문에 못살아~잘좀 하세요”
“지난 대통령 선거때 당신의 진심 어린 눈물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시고 있습니까? 서민의 바람을 진정 외면하시는지요?”
“우리 식구도 우리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백원짜리 빵도 원가.공장도가 적혀 있는데...”
이날 주최측은 호소문을 통해 ▲대통령의 공개사과 및 건설사 특권.특혜 근절 ▲공공택지 건설업체 분양중지 및 공공보유주택 20% 확충 ▲선분양시 원가공개 및 소비자 중심의 후분양제 이행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담보대책 개혁 ▲재건축.재개발의 투명성.공공성 강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서민들이 바라는 요구를 요약하면 ‘우리 사회에서 집 한 채의 의미가 어느새 삶을 피곤하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현실을 바꿔달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오는 12월 7일 다시 광화문에서 2차 시민대회를 연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집값을 잡을 방법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도, 그 시민들을 바로 보지 못하는 정부도 모두 알고 있다”며 “연말까지 참여정부가 올바른 정책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온.오프라인의 저항은 더욱 커져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월25일 광화문은 분노로 가득찼었다.
단상에 오른 ‘아파트값 거품내리기 모임’ 회원 이용구씨의 목소리는 발언이 더해갈수록 격해졌다. 그는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면 이민을 가야하고 그마저도 못하면 자살 밖에는 길이 없습니다. 말이 자살이지 이건 국가가 국민을 죽이는 겁니다. 내년 봄엔 더 많은 사람이 죽을지도 모릅니다”며 격분을 토해냈다.
성난 민심이 광화문에 모였다. 개발지역의 철거민부터 40대 가장, 이제 막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 아파트값 폭등으로 자녀의 결혼을 미루고 있는 60대 부모들까지 저마다 아파트값 폭등에 신음하는 5백여명의 시민들이 25일 저녁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촛불을 들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간이 갈수록 미리 확보한 장소가 모자라 서서 집회에 참가해야할만큼 참가자들은 늘어갔다.
오후 4시를 조금 넘겨 시작한 ‘아파트값 거품빼기 국민행동 1차 시민대회’는 저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배신’당한 이들의 절규로 가득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과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이 단상에 올라 저마다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질타했지만 이날 시민대회의 주인공은 서민들이었다.
“집 한 두채 문제가 아니라 국가사회정의가 무너지는 상황”
인터넷으로 시민대회 소식을 접하고 나왔다는 신모씨(46세, 서울 강동구 길동)는 “나라가 그로키 상태다. 운좋게 얻은 불로소득을 얻어도 도덕적 저항은 찾아볼 수 없고 오히려 당당하고 떳떳하게 어깨 펴고 다니는 게 당연한 나라가 어떻게 정상일 수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신씨는 “단지 집 한 채, 두 채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사회정의가 무너지는 상황을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집이 무슨 1.20만원짜리 물건도 아니고, 평생 자신의 생업에 종사하며 열심히, 또 정직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어렵게 장만하는 건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잘못될 때는, 무언가 잘못된 방향으로 집단이 나아갈 때는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돌아보지 못하는데 지금 참여정부가 그 꼴”이라며 “대통령이 긴급명령권이라도 발동해서 부동산값을 잡지 못하면 우리 사회에서 정의고, 가치고 다 소용없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아이 둘을 포함한 일가족을 모두 데리고 나온 30대 가장 김모씨(34세, 경기도 평택)는 봄이면 직장을 서울로 옮겨야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씨 가족은 직장과 가까운 송파구에 집을 얻고 싶지만 전세매물이 쏙 들어간 데다 이미 가격은 두 배 가까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도 아니다. 좀 더 쾌적한 환경을 원해서도 아니다. 단지 내 생업을 위해 옮기는 건데도 집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며 “도대체 서울의 그 많은 집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는 거냐”고 반문했다.
“서민을 위해야 정부고, 서민을 위해야 나라다”
TV뉴스를 보다가 시민대회 소식을 접하고 그 길로 집을 나섰다는 이일선(65, 서울 노원구 상계동)씨는 젊은이들을 걱정했다. 혼기가 찬 아들과 딸을 각각 한 명씩 두고 있다는 이씨는 “가진 사람들만 계속 집을 늘려가는 이런 사회에서 젊은이들이 언제 돈을 모아 집을 사겠나. 내 아들딸만 생각해도 가슴이 아프다”며 탄식했다.
이씨는 “서민을 위해야 정부고, 서민 위해야 나라”라며 “한 평 더 가진 사람한테 그 한 평값을 더 받아내야 한다, 절대 타협해서도 포기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광풍에 휩싸인 젊은 세대를 걱정하는 마음은 외아들의 결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남모(54세, 서울 구로구 봉천동)씨에게는 절박함 그 자체였다. 남모씨의 아들은 2년 전 중소 무역업체에 입사해 비교적 성실하게 돈을 모았고 집에서도 대출을 도와줬지만 점 찍어놨던 집은 이미 부담할 수 있는 최대비용을 넘어섰다.
남씨는 “아들은 원룸에서 시작하겠다고 말하지만 부모된 입장에서는 마음이 편치 않다”며 “아들 내외를 보면 지금까지 부모들이 무얼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자신의 무능(?)을 탓했다.
경기 산본에서 올라왔다는 가정주부 윤모(46세)씨는 “내가 사는 집이 1년 새 평당 5백만원 이상 올랐다”며 “소득은 점점 내려가는데 집값만 오르면 뭐하나. 이렇게 오르기만 하면 무주택자들은 집을 사기 위해 1백원을 모으다가 또 다시 1백원을 더 모아야 한다”며 “이제 도둑놈이나 사기꾼 아니면 제 힘으로 집 사기 어려운 세상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 건설업자 “건설족들과 개발관료의 커넥션을 허물어야한다”
시민들을 만나던 도중 단상에서 ‘양심고백’이 나왔다. 20년 넘게 건설업에 종사했다는 박철훈씨(47세, 강남 거주)가 시민발언대에 오른 것.
박씨는 “건설업에 종사하며 많은 도시에 아파트를 짓고 가격을 부풀리고 폭리를 취하는데 일조한 사람으로서 뒤늦게나마 후회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분양원가를 공개하고 검증하는 일에 평생을 바치겠다”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았다.
박씨는 “건설족들은 그들이 개발관료들과 맺고 있는 탄탄한 커넥션들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며 “국민들이 나서서 정부를 압박하고 양심적인 건설업자들도 거리로 나서서 정부를 압박하고 개발관료들의 생각을 뜯어 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년간 꾸준히 치솟은 집값은 무주택자들의 희망만을 꺾어놓은 게 아니다. 전국에 흩어져있는 수백만의 철거민들은 당장 내년 봄이 되면 길거리로 나앉거나 더 열악한 주거환경을 찾아 떠나야할 처지에 몰려 있다. 전국적으로 올라간 집값은 개발붐과 함께 전.월세를 턱없이 높게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일산 식사지구에서 건설업체들과 생존권을 건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이종욱(53세)씨는 “괴롭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씨는 “민간건설업체들이 개발만 했다 하면 세입자가 한 두명씩 죽어나가는데도 정부는 가진 자들을 위한 대책만 내놓는다”며 “가끔은 우리가 단 한번이라도 이 나라의 국민이었나 싶을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랑 건설업체가 짜고 이렇게 집값에 전월세까지 다 올려놓고 이제 와서 우리 같은 세입자들 보고 어디로 가라는 거냐”며 “겨울철은 다가오는데 쫓겨날지 죽어나갈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시민대회에는 전국의 철거민 2백50여명도 참석했다.
경실련 "정부 정책 의지 없이는 더 큰 저항 직면할 것"
2시간동안 진행된 시민대회는 각계인사들과 시민들의 자유발언, 참여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담은 동영상 상영을 거쳐 오후 6시께 마무리됐다. 30명의 시민대표단들은 참가자들의 분노와 바람이 빼곡히 적힌 플랫카드를 들고 청와대 민원실로 향해 가두해인을 해 성난 민심을 전달했다.
당초 청와대는 경실련 측에 접수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24일 항의글 삭제 논란이 벌어진 직후 입장을 바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날 시민들이 직접 적어넣은 플랫카드에는 이런 문구들이 적혀있었다.
“열심히 일한만큼이라도 살아가게 해주세요”
“아파트 값 공개하세요. 너무 추워요”
“내 나이 34살, 20대때는 IMF 때문에 못살아~30대때는 아파트값 폭등 때문에 못살아~잘좀 하세요”
“지난 대통령 선거때 당신의 진심 어린 눈물을 기억합니다. 그런데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시고 있습니까? 서민의 바람을 진정 외면하시는지요?”
“우리 식구도 우리 집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백원짜리 빵도 원가.공장도가 적혀 있는데...”
이날 주최측은 호소문을 통해 ▲대통령의 공개사과 및 건설사 특권.특혜 근절 ▲공공택지 건설업체 분양중지 및 공공보유주택 20% 확충 ▲선분양시 원가공개 및 소비자 중심의 후분양제 이행 ▲실수요자 위주의 주택담보대책 개혁 ▲재건축.재개발의 투명성.공공성 강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서민들이 바라는 요구를 요약하면 ‘우리 사회에서 집 한 채의 의미가 어느새 삶을 피곤하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만드는 현실을 바꿔달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오는 12월 7일 다시 광화문에서 2차 시민대회를 연다.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은 “집값을 잡을 방법은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시민들도, 그 시민들을 바로 보지 못하는 정부도 모두 알고 있다”며 “연말까지 참여정부가 올바른 정책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온.오프라인의 저항은 더욱 커져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11월25일 광화문은 분노로 가득찼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