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노조 "김재철이 비자금 조성 직접 지시"
김 사장이 의혹 부인하자 '관계자 증언' 폭로
MBC 특보는 이날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재철은 청주MBC 사장으로 부임하고 몇 달이 지난 2008년 봄, 비자금 조성을 관련 부서에 직접 지시했다"며 "자신이 따온 협찬비의 3~5%를 판매 활동비, 이른바 ‘리베이트’로 받아 자신이 챙겨 쓸 수 있도록 하라는 낯 뜨거운 지시였다"고 주장했다. MBC는 사장이 협찬을 따와도 판매활동비를 따로 지급하지 않아왔다.
특보에 따르면, 김 사장은 담당부서가 난색을 표하자 “울산MBC에서도 했는데 왜 안 되느냐”며 담당 부서의 의견을 묵살한 뒤 “울산MBC에서는 이렇게 했다”며 구체적 수법까지 알려주며 비자금 차명계좌 개설을 밀어붙였다.
결국 청주MBC의 담당 부서는 울산MBC에 비자금 조성 수법을 알아본 뒤 울산MBC에서와 똑같은 수법으로 비자금이 입금될 차명 계좌를 만들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김재철은 “울산에서도 0000부장(직책 명)이 만들었으니 여기서도 당신 이름으로 차명 계좌를 만드시오”라는 구체적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 김재철의 지시에 따라 결국 청주MBC 역시 0000부장이 자신의 이름으로 차명 계좌를 만들고 그 계좌를 입출금 담당 부서가 관리했다는 것이다.
김 사장은 필요할 때마다 입출금 담당 부서가 관리한 차명 계좌에서 현금을 빼오도록 지시했다. 관계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김 사장은 주로 50만 원 이하 단위로 돈을 빼내 썼다. 하지만 그 내역을 살펴보면 회사 돈을 자신의 쌈지 돈처럼 빼내 쓴 점이 두드러진다. 세법 제한을 받는 10만 원 이상의 경조사비용에다 골프 접대 시 제공할 상품권 구매용이 상당수였다고 한다.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김재철 사장 혼자 썼으며 다른 사람은 건드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김 사장의 이런 비자금 조성과 관리는 중대한 불법이다. 회사 ‘수익’으로 잡혔어야 할 ‘사장 리베이트’가 0000부장 명의로 된 차명 계좌의 ‘지출’로 나갔다는 점에서 횡령 혐의가 있다"며 "김 사장을 위해 차명 계좌의 명의인이 된 0000부장은 자기 소득도 아닌 돈에 소득세를 내야 했고 이 때문에 그의 소득세를 다시 회사에서 보전해주는 회계부정과 세법 위반 등 불법이 계속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차명 통장을 관리했던 담당자는 이와 관련, “있어서는 안 되는 불법”이라면서 “국세청이 알게 된다면 큰일 날 돈”이라는 말로 비리의 심각성을 확인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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