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이형모, 한달만에 '화려한 컴백'
아시아교육연구원 이사 취임, 유관단체 직함도 계속 유지중
이씨는 또한 <시민의신문> 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모든 유관단체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약속했으나, 그로부터 55일이 지난 8일 현재까지 <시민의신문>을 제외하고 그 어떤 유관기관에서도 물러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형모, ‘아시아교육연구원’에 이사로 등극
이 씨가 <시민의신문> 사퇴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지난달 27일. 이 씨는 이 날 오후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아시아교육연구원’(이사장 박상증ㆍ원장 오재식) 개원 축하모임에 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아시아교육연구원’은 아시아 지역의 사회와 문화에 대한 연구 목적으로 NGO 활동가들이 올 7월 공동연대해 만든 단체로 이 날 공식 출범했다. 이 씨는 새로 출범한 이 단체의 10명의 이사진 중의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려놓았다.
이 씨가 이사로 등극한 아시아교육연구원의 이사진은 화려해, 참여연대의 박상증 공동대표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고,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박영숙 여성재단 이사장, 박은경 환경과문화연구소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아름다운재단 박원순 상임이사 등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연구원 개원식장에서 한 여성 시민활동가는 이씨의 등장에 이의를 제기하며 '1인 시위'까지 벌였지만 연구원은 이를 묵살했다.
오재식 원장 "한번 죽이면 됐지, 계속 죽이지 말라"
오재식 아시아교육연구원장은 7일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이와 관련, “그 이미 끝난 이야기인데 그 만큼 했으면 된 거 아니냐? 이제 그만 덮어두자”고 말했다. 오 원장은 “자기가 (<시민의신문>을) 물러났으면 됐다. 왜 그렇게 사람을 잡을라고 그러슈. 이런 걸로 인터뷰하기는 어렵다. 이미 그 사람은 그 일로 망신을 당할 만큼 당한 거다. 한번 죽이면 됐지 왜 그렇게 계속 죽이려고 그러냐. 계속 죽이지 마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좀 더 건설적인 얘기를 해야지. 안그런가? 다른 것으로 화두를 꺼내라”며 "박상증 이사장도 나와 같은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포스코청암재단, SBS문화재단 등 이사직도 여전히 수행
이 씨는 또한 포스코청암재단, SBS문화재단 등 자신이 관여하고 있는 유관기관에서 단 한 곳도 사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BS 문화재단의 한 관계자는 “(이 씨가) 이사로 아직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 청암재단의 관계자 역시 “(이 씨가 감사로) 계속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씨가 회장을 맡고있는 한우리독서문화운동본부,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녹색문화재단 관계자들도 “그대로 (이사장에) 재직 중”이라고 밝혔다.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한 약속이 잊혀지겠지라는 식이다.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여기자를 성추행한 최연희 의원의 국회 등원을 맹렬히 비판해왔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이형모씨의 컴백 및 위약에 대해선 아직까지 침묵하고 있다.
<시민의신문> 경영난 악화, 이사회는 뒷짐
한편 이씨가 사장직에서 물러난 뒤 <시민의신문>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시민의신문> 분회는 “이형모는 자신만의 빚을 상계 처리한 다음, 4억원이 넘는 빚을 남겨 놓은 채 <시민의신문>에서 빠져나갔다”며 “이 막대한 빚을 지금 기자와 직원들이 떠안아 차가운 입동의 시기에 거리로 내몰릴 판이 되었다”고 말했다. 노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민의신문> 이사회는 아무런 대책도 없고, 6일 열기로 한 7차 이사회마저 ‘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연기시켰다”고 이사회를 질타했다.
이씨는 사장직 사퇴 직전인 지난 9월28일 열린 5차 이사회에서 자신이 차입한 부채와 <시민의신문>이 소유하고 있는 <재외동포신문> 주식을 상계 처리하는 방식으로 부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시민의신문>은 새로운 경영진을 찾지 못한 채 이 씨가 남긴 부채 4억여원을 떠안은 채 임직원들의 급여까지 나오지 않는 등 창간 13년만에 최대 위기를 맡고있는 상황이다.
<시민의신문> 기자를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은 지난 6일 오후 프레스센터 앞에서 '시민의 신문 경영정상화와 사장추천위원회 구성'을 주장했으나 이사회는 아직 묵묵부답이다. 이사회는 지난 9월30일 이씨가 사장직에서 물러나자 그의 사표를 반려해 빈축을 산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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