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파문으로 칠곡 경제 치명타
농작물 가격 폭락하고 수영장 이용까지 기피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 사는 A(62)씨는 24일 가족조차 칠곡지역을 불신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은 왜관읍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캐럴에 고엽제를 파묻었다는 퇴역 미군의 증언이 알려지면서부터다.
미군의 증언이 나온 이후 환경부가 조사에 착수했고, 경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지하수를 채취해 수질 검사에 들어가는 등 온 국민의 관심이 미군기지에 쏠리고 있다.
문제는 고엽제가 묻혀 있는지, 묻혀 있더라도 외부로 유출돼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는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불안감을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미군부대 주변에서 재배되는 농작물을 믿지 못하겠다거나 미군부대 인근에서 퍼올린 지하수를 사용하는 칠곡교육문화회관 내 수영장을 이용하기 꺼림칙하다는 등의 소문이 떠돌고 있다.
캠프캐럴 인근의 한 마을은 고엽제 유출로 암 환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뜬소문이 나면서 주민이 속병을 앓고 있다.
특히 포도나 참외 등의 품목을 중심으로 친환경농법으로 재배돼 칠곡산 과일은 비싼 가격에 거래됐지만 최근 값이 떨어졌다.
칠곡군 관계자는 "최근 참외가 많이 출하되고 있는데 농민 얘기를 종합하면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칠곡지역 참외값이 10~15% 떨어졌다고 한다"고 말했다.
칠곡교육문화회관 수영장과 민방위급수시설은 분기당 1회의 간이검사와 연간 1회 정밀검사를 통해 수질의 안전성이 입증됐음에도 이용을 꺼리는 주민이 생기고 있다.
이에 따라 칠곡군은 24일 왜관읍사무소에서 임시 이장회의를 열고 미군부대 인근 14개 마을을 대상으로 임시 반상회를 열어 고엽제와 관련된 정보를 공유하고 차분하게 대응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장세호 칠곡군수는 "지금은 사실이 무엇인지 규명하는 것이 중요하며 근거 없는 소문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 된다"며 "칠곡은 깨끗한 물로 친환경농법에 의해 재배되는 농산물이 많은 만큼 안심하고 구매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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