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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화학물질 매립에 부천 주민들 충격

현재는 한국군 공병단 주둔, 보도후 접근 금지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117 일대 옛 미군부대 '캠프 머서' 주변 주민들은 24일 전 주한미군의 새로운 증언에 충격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캠프 머서는 1992년 철수하고 그 자리에는 현재 한국군 공병단이 들어서 있다.

오정동 주민자치센터와 주민들에 따르면 40여만㎡에 이르는 캠프 머서는 지난 1954년 창설 당시 미군 화학부대였으나 경북 왜관으로 이전해 가고 미군 공병부대가 1992년까지 머물렀다.

주민 민병만(74.전 공무원)씨는 "처음엔 미군 화학부대가 들어왔는데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오래전에 이전하고 그 자리에 미군 공병부대가 들어왔다"면서 "화학부대가 있을땐 흙으로 담을 쳐 화학물질을 보관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회고했다.

또 다른 주민 이모(70.사업)씨는 "미군부대에 다니는 한국 사람들이 알코올을 가지고 나와 술로 마신 것을 기억한다"면서 "그 이후엔 미사일부대와 공병부대, 포병부대 등이 있었고 부대 정문 입구에도 6∼7개의 부대명이 적혀 있었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부대 안에 화학물질을 매립했다는 증언에 충격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조속한 확인작업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씨는 "뉴스를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바로 눈앞이 부대인데 화학물질이 그동안 누출돼 땅을 오염시키지나 않았는지 큰 걱정"이라며 불안해 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2)씨도 "어렸을때 부교 자재나 미사일을 실은 트레일러와 트럭이 다니는 것은 봤어도 드럼통은 보지 못했다"면서 "화학물질이 매립됐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며 놀라워 했다.

그는 이어 "미군과 현재 주둔하고 있는 한국군 부대, 부천시가 공동으로 현장을 조사해 증언이 사실이고 오염피해가 발생했으면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옛 미군부대 자리에는 현재 한국군 공병단과 예하 대대급 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보도된 이후 부대 접근이 통제되고 있다.

지역사회 일각에서 이 부대를 철수토록 하고 그 자리에 국군통합병원을 유치하자는 의견이 수년 전부터 대두했으나 별 진전을 보이지 않고있다.

부대 주변은 과거 농경지였으나 1980∼90년대 개발 열기로 지금은 빌라와 연립주택 등이 빽빽히 들어선 주택지역으로 탈바꿈했다.

부천시 관계자는 "캠프 머서의 주둔시기와 역할, 철수 시기 등을 파악 중에 있다"면서 "한국군 부대 등과 협의해 조사단 구성 방안을 검토하겠다"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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