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연예인 이준기를 'MB 남자'로 이용하다니"
국방홍보원, '이준기 반공 동영상' 만들어 유치원까지 배포
국방홍보원은 지난해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학교안보교육 강화' 지시에 따라 청소년용 정부표준안보영상물을 만들어 행정안전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7일부터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에 배포했다.
총 18분 분량인 이 영상은 북한의 도발 이유를 '3대 세습체제 굳히기', '주민 불만 억누르기', '우리 국민 갈라놓기'를 꼽은 뒤, 이준기를 '우리 국민 갈라놓기' 편에 등장시켰다.
검은 베레모를 쓰고 윤주네 반의 일일 안보교사로 등장한 이준기는 “확고한 안보 없이는 통일이 불가능하고,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이룩한 경제발전이나 민주주의가 하루 아침에 무너질 수 있다”며 “국민 모두가 안보 상황을 제대로 알고 한 마음 한 뜻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마음으로 뭉친 국민이 최강의 안보’라는 말이 있다”며 “오빠는 경제력과 군사력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안보의식이라고 생각해”라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것은 다음 대목. 그는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를 둘러싼 논란을 거론한 뒤, "선진 각국 권위자들이 참여해 밝혀낸 것들조차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민들을 갈라놓았지"라며 "만약 그때 그렇게 싸우지 않고 우리 국민이 힘을 합쳐서 철저히 대비했더라면 연평도 도발을 막을 수 있었을지도 몰라"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북한 정권은 한국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분열이 계속되어 또 다른 도발에 대한 기회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을지도 몰라"라며 "우리가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서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면 북한의 도발로 인한 또 다른 희생자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기 동영상 강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은 복무중인 이준기를 반공교육에 앞세운 MB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특히 이준기가 민간인이었을 때 누구보다 자신의 생각이 분명하고 MB정부에 비판적이었던 '개념 연예인'이었음을 지적하며 MB정부를 질타하고 있다.
실제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의 주연배우였던 이준기는 광우병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5월28일에는 자신의 홈피에 올린 '국민을 섬기기 싫은 거지?"라는 글을 통해 국민들의 촛불시위를 전폭 지지하며 "큰 선거때나 국민을 섬기네 마네 웃기지도 않는 거짓말로 눈씨울 붉히기나 하지 도대체 뭐 하나 똑바로 하는 게 있나요?"라며 "늦지 않았으니, 정신 좀 차리세요..."라며 이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그는 또 2009년 8월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도 자신의 홈피에 <애통한 2009년. 큰별들이 지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고인의 뜻은 국민들의 가슴 속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깊은 애도를 표했다.
이준기는 지난해 5월 입대해 현재 연예병사로 복무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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