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시민.상인단체와 홈플러스 SSM(기업형 슈퍼마켓) 개점을 추진하는 삼성테스코 간의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고 있다.

충북.청주 경실련과 슈퍼마켓협동조합 등 시민.상인단체들은 19일 SSM 용암점이 들어설 청주시 용암동 망골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선언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면서까지 민감하게 대처하고 나선 것은 삼성테스코가 충북도의 사업일시정지 권고에도 지난 11일부터 연면적 330여㎡의 건물 내부공사에 착수했기 때문.

충북도는 지난 13일 삼성테스코 측에 공사 중단을 요청했으나 이마저도 무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에서 "용암동 SSM 예정지의 계약기간은 지난 2월 10일부터 2019년 2월 9일까지로, 삼성테스코가 일단 들어오면 9, 10년간 주변 상권을 장악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삼성테스코가 사업일시정지 권고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중소상인에 대한 선전포고"라면서 "중소상인들의 생존권과 지역경제를 걱정하는 지역사회 모든 세력과 함께 힘을 모아 싸워나갈 것이며 홈플러스 불매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주장했다.

'친서민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최근 '상생법' 개정 대신 '사업조정제도 시행지침'을 변경하겠다고 밝혔으나 그 대상을 직영점으로 추진하던 SSM을 가맹점으로 전환하는 경우로 한정했고 시행 시기도 지침 변경 이후로 했다"고 꼬집었다.

즉, SSM을 처음부터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으로 추진하거나 사업조정제도 시행지침 변경 이전에 개점한다면 제동을 거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용지물'인 지침이며 이런 이유로 삼성테스코가 용암동 SSM 개점을 서두르고 있다는 것이 이들 단체의 주장이다.

충북경실련 관계자는 "삼성테스코가 기어이 골목상권에 들어오겠다고 공사를 강행하는 것은 도민을 우롱하는 파렴치한 행위"라면서 "벼랑 끝에 몰린 골목상인들은 살기 위해 긴 싸움에 다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도 보도자료를 내고 "삼성테스코가 도에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이달초부터 SSM 개점을 일방적으로 추진해 왔음이 확인됐다"며 "전통시장 및 영세상인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지역상권을 붕괴시키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슈퍼마켓협동조합, 충북상인연합회, 시민단체와 연계하고 불매운동 유도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