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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여승무원 '눈물의 삭발'

<현장> 민세원 KTX 서울지부장 삭발후 단식 돌입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노동당 중앙당사. 민세원(33) KTX 승부지부 서울지부장은 항의의 표시로 동료들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삭발을 했다.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 긴 머리가 돼도 투쟁할 것"

민세원 지부장은 삭발 후 "나를 비롯해 여승무원들은 당당하게 KTX 승무원으로 일하고 싶었다. 세계 5번째의 고속철도이고 또 우리나라의 대표적 기간산업인 KTX에서 우리는 고객의 안전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승무원으로 자부심과 긍지로 그렇게 함께 하고 싶었다"며 "그러나 그 죄로 이렇게 비정규직으로 채용돼 외주 위탁 상황에서 탄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민 지부장은 "세상에 공사의 부당함을 말하고 법에도 호소했지만 공사는 들으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파업하며 이렇게 파업 2백10일째를 맞는다"며 "그동안 우리가 받았던 몸과 마음의 상처는 이 땅의 그 누구도 씻어낼 수 없는 상처"라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설령 우리가 파업기간동안 불가피하게 불법행동을 했다하더라도 그 이전에 우리를 그렇게 몰고간 공사, 노동법과 근로기준법 하나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정부와 공사는 왜 질책하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민 지부장은 "나의 이 머리가 자라고 자라서 다시 긴 머리가 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단식 돌입을 선언했다.

민세원 지부장은 노동부의 공정한 불법파견 재조사를 촉구하며 삭발 단식에 돌입했다. ⓒ김동현 기자


노동청의 급작스런 위원 해촉 논란

삭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변 등은 서울지방노동청이 지난 23일 불법파견 재조사 법률자문단 위원 중의 한 명을 일방적으로 해촉한 사실에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문제는 해촉된 위원이 민변 소속 변호사라는 점. 서울지방노동청은 해당 위원의 해촉 사유를 '신분 노출'이라고 밝히고, 서울지방노동청은 해당 위원이 KTX 여승무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있는 인사이기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KTX 여승무원들이 7월 11일 노동부에 불법파견 재조사를 의뢰한 후 법률자문단 구성은 노동부(서울지방노동청)가 결정한 사항이다. 그럼에도 2개월 가량 흐른 시점에서, 그것도 불법파견 재조사 결과 발표를 코앞에 앞두고 갑작스레 해당 위원을 해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 법률자문단 회의에서 이번 불법파견 재조사 결정문 초안이 심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해당 법률자문단 회의가 돌연 취소됐고 닷새 뒤인 23일 민변 소속 자문위원이 전격 법률자문단에서 빠지게 된 것이다.

이같은 석연치 않은 법률자문단 운영에 대해 KTX 여승무원들은 철도공사의 외압과 로비에 의한 조사결과 번복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지고 있다.

KTX 여승무원들은 민 지부장의 삭발 후 부둥켜 안으며 울었다. ⓒ김동현 기자.


한편 노동부의 공정한 불법파견 재조사와 신속한 조사결과 발표를 촉구하며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시위하던 KTX 여승무원 50여명은 이 날 오전 8시께 전원 연행돼 현재 중부서 등 8개 경찰서에 분산 입건돼 있다. KTX 여승무원들은 "29일 서울지방노동청의 불법파견 재조사 결과 발표까지 서울지방노동청 앞에서 노숙 천막 농성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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