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한국, 우리 요구 안들으면 한국기업 제재"
"한국정부, 이미 서면으로 스파이활동 시인하고 사과했다"
리비아 현지 영자지 <트리폴리 포스트>가 주간지 <오에아 위클리>(트리폴리)를 인용해 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리비아의 한 관리는 <오에아>에 최근 한국이 리비아의 요청에 따라 "서면으로 스파이 활동을 시인하고 사과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리는 이어 리비아는 한국 측에 "내용이 공개되지 않은 다른 요구 사항들"도 제시했고, "만약 한국이 이 요구들을 리비아에서 정한 기한 내에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한국 기업이 리비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업들에 대한 재검토와 특정 조치가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에아>는 이와 관련, "리비아 정부는 제재 조치 시행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한국 기업들이 리비아에서 수행하고 있는 건설과 서비스 분야 사업에 대한 정보 수집과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또한 이번 스파이 사건에 연루된 외교관은 한국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1명이 아니라 2명이라고 밝혔다. 리비아에서 스파이 활동을 한 혐의로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규정된 외교관이 스파이 임무를 그의 후임자에게 인계했다는 것.
리비아 관리는 또 "리비아 보안당국은 한국 스파이들이 북아프리카 아랍국들에 대한 광범위한 스파이망의 일부로 활동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조사하고 있다"며 "이 한국인들이 리비아 법을 위반해 스파이와 기독교 선교, 두 가지 영역에서 다른 외국을 위해 활동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해, 한국의 배후로 여전히 미국과 이스라엘을 지목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한국정부의 서면 사과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정부가 추가로 요구하고 있는 것이 한국의 배후를 밝히라는 요구가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기도 하다.
이같은 보도는 국가정보원 대표단이 지난달 20일 리비아를 방문해 현지 정보당국과 4차례 협의를 벌인 뒤 같은 달 31일 귀국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아직 리비아와의 단교 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파문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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