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친한파들 "천안함, 北소행 물증 나오기 어려울 것"
"단순한 짐작만 갖고 안보리 회부는 쉽지 않아"
이들은 또 사건 이후 한국 정부는 북한이 배후에 있으리라는 짐작을 하면서도 흥분을 억누르면서 객관적인 사건의 증거를 찾으려고 하는 등 신중하게 대응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27일(현지시간)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관으로 미국 뉴욕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후 한국의 대응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번 사건의 특성상 여러 추측이 가능하지만 침몰 원인을 명쾌하게 밝혀줄 증거는 나오기 힘들다고 평가했다.
주한 미국 대사를 역임한 토머스 허버드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 "매우 비참한 일"이라면서 "북한이 배후에 있으리라는 짐작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지만 스모킹 건(확실한 물증)은 나오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국 정부를 포함해 여러 전문가들이 침몰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나 북한의 어뢰 공격 등에 의한 것이라는 물증은 나오지 않았다"면서 "상당한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존 들러리 미.중관계 연구소 부소장도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로는 천안함이 비접촉식 무기의 외부 폭발로 인해 침몰한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으며 북한이 연관됐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아직 물증을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에서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한 일이라는 명확한 증거가 나오기 전에는 한국 정부에 조의를 표하는 것 이상의 어떤 액션을 취하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스트라웁 스탠퍼드대 한국연구 프로그램 부소장도 "분명 침통한 일이 발생했지만 슬퍼만 하기보다는 지금 서해에서 정확하게 어떤 일이 일어났고 우리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지를 제대로 밝히는 일이 중요하다"면서 "만일 북한이 한 일이라면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속셈은 무엇인지를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상파악에서 진전이 없다면 국제사회의 대응도 탄력있게 진행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허버드 이사장은 "누가 천안함을 침몰시켰는지에 대한 물증이 나오지 않은 채 단순히 짐작만 갖고는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 등도 지금 논의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부소장은 "북한의 소행이라면 과연 무슨 의도로 그랬는지에 대해서도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핵문제를 두고 미국과 협상을 하는 한편 세상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는 나름의 듀얼트랙 작전으로 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사건 발생 이후 한국 정부의 침착한 대응에 대해서는 토론자들이 모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허버드 이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섣불리 결론을 내리거나 행동을 취하기 전에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은 상당히 신중한 자세였다"고 말했다.
들러리 부소장은 "한국 정부가 군사대응 운운하지 않고 객관적 증거부터 찾으려고 한 점은 큰 사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인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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