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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집권여당, '블레어 밀어내기' 본격화

밀리밴드 환경장관 "총리의 2007년 사임은 매우 적절"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여당으로부터 오는 2007년 내에 사임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전 장기화 등에 따른 지지율 급락에 비상이 걸린 여당의 국면 전환 전략의 일환인 셈이다.

AP통신은 5일(현지시간) 영국 노동당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블레어 총리가 내년에 총리직에서 물러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블레어 총리는 다음 일반 선거가 개최돼야 하는 오는 2010년 이전에 총리직을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처럼 구체적인 시기가 제시된 것은 처음이다.

BBC방송은 이와 관련, "노동당 의원들이 블레어 총리사임 이후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보도, 이같은 사임설이 집권 여당의 작품임을 시사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영국 환경부장관도 "총리가 향후 12개월 이내에 사임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라고 이같은 사임설을 확인해줬다. 노동당내 급부상하는 실세인 그는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블레어 총리와 사임시기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내년에 사임해야 한다는) 대체적인 시각이 내가 보기에도 매우 적절한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영국 일간 <데일리 미러>는 이와 관련, "각료들이 총리에게 사임에 앞서 일련의 이벤트들을 심사숙고해 수립하라고 제안했다"며 "그래야 대중들이 원하는 상태에서 사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이 입수한 메모에 따르면, 노동당 각료들은 "블레어 총리가 임기 후반에 들어섬에 따라 사임할 때를 고민하기보다는 그 이후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해, 블레어 총리에게 구체적 사임 계획을 수립하도록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신문은 또 "각료들이 블레어 총리의 환송과정은 몇 개 도시를 순회하며 방송에 출연하는 것도 포함해야 된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 메모를 작성한 인물 중에는 블레어 총리 홍보 비서관인 데이비드 힐도 포함돼 있다"고 밝혀 블레어 총리사임에 대한 노동당 관리들의 의견이 상당히 확고한 것임을 시사했다. 블레어 총리 관저는 이같은 보도에 대해 아직까지 공식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있다.

한편 통신은 블레어 총리의 사임설이 공론화됨에 따라, 보수당에 10%포인트 이상 뒤쳐진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어떤 인물이 노동당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시작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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