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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이란대통령 "막말하는 부시, 위대한 미국에겐 불행"

미군의 이라크 주둔은 지지, 양국 관계 개선 시급 주장

미국을 공식 방문 중인 모하메드 카타미 전 이란 대통령이 이란 등을 "이슬람 파시스트"라고 비난한 부시 대통령을 "미국의 불행"이라며 통렬히 비판했다.

카타미 "미군의 이라크 주둔 필요", 미-이란 양국 관계개선도 시급

4일(현지시간) AP통신과 <로이터통신>등 외신에 따르면, 카타미 전 대통령은 이날 유엔을 방문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새로 수립된 이라크 정부를 테러리스트들과 반군에게 맡겨 놓고 떠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미군의 이라크 주둔을 지지했다.

그는 이어 "재임하던 시절 이란은 이라크에 무기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그러나 현재 이란 정부가 이라크에 무기를 제공하는 지는 의심이 간다"고 지적하고 이란 정부의 신중한 행동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이란은 미국의 적이 아니며 양국은 아프가니스탄 사태에 대해 전략적 공동 관심사를 갖고 있다"며 양국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같은 주장에, 도날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이란이야말로 이라크의 안정회복으로부터 혜택을 받을 것"이라며 긍정적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핵 문제 대화로 해결해야"

카타미 전 대통령은 최근 이란과 미국의 긴장고조와 관련, "양국이 이란의 핵문제에 대해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 비난을 자제하면서도, 적어도 자신이 권력에 있을 당시에는 이란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추구하지 않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했다고 밝히며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또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추구해 제재조치가 내려진다면 피해는 이란이 받을 것"이며 "금융제재는 군사 행동보다 더 참혹한 결과를 초래한다"며 미-이란간 관계 악화를 우려했다.

"막말하는 부시를 대통령으로 둔 것은 미국의 불행"

카타미 전 대통령은 이날 서로가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 모두를 비난했다.

그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지워버려야 한다'고 말한 것과 관련, "정치인이란 무릇 최고의 예절을 갖춘 행동과 외교정책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며 "지도자답지 못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부시대통령이 이란과 같은 나라에 대해 이슬람 파시스트라고 한 것도 잘못된 표현"이라며 "미국과 같은 위대한 나라의 대통령이 그런 무책임한 언어를 쓰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1997년부터 2001년 대통령으로 연임한 카타미 전 대통령은 비교적 온건한 대통령으로 평가받아 왔으며 3선을 허용하지 않는 이란 헌법에 따라 대통령직을 떠났다. 그는 현재 이란 테헤란과 스위스 제네바에 사무실을 두고 있는 '문명사회대화 국제센터'를 설립하고 세계의 국적과 민족, 종교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한편, 그는 이번 방문이 개인차원의 방문이며 미국 정부 관리를 만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번 방문에 앞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해, 카터 대통령과의 만남 성사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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