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외면받은 방송3사 '국민음악회'
<기자의눈> 국민음악회 시청률 '창피', <1박2일>은 '대박'
KBS 황수경, MBC 신동호, SBS 박찬민 등 각사의 대표적 아나운서가 공동MC를 맡았다. '소녀시대'가 나오고 카라, 티아라, 2AM 등 인기 아이돌그룹과 김장훈, 싸이, 그리고 막판에는 인순이까지 나왔다.
국민음악회가 생중계로 진행된 서울광장 무대 백스크린에는 거대한 태극기가 달렸고 무대 앞에서 여러명의 댄서 등이 태극기를 휘저으며 애국심을 고취시키려 애썼다. 공연중에 관중석에서 대형태극기가 부지런히 관중석 위로 오갔다. '붉은 악마'때 분위기를 재연하려는 노력이었다.
국민음악회 주역인 '국민'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8일 오전, TNS미디어코리아와 AGB닐슨미디어리서치 등 2개의 미디어 여론조사기관이 7일의 시청률 통계를 발표했다.
두 기관 통계의 공통점은 시청률 20위권 내에서 국민음악회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두 기관의 맨 밑바닥 20위의 시청률은 9%대. 국민음악회 시청률은 이보다 훨씬 못 미쳤다는 의미다. 최소한 20%대 시청률이 나오던 일요일 황금시간대 시청률치고는 이례적으로 창피한 수치다.
반대로 KBS 2TV는 예상대로 짭짤한 반사이익을 거뒀다. <1박2일>이 포함된 <해피선데이>의 이날 시청률은 전주보다 급등하며 30%대에 진입했다.
TNS미디어코리아 조사결과는 25.7%(2월28일)에서 32.3%로 6.6%포인트나 급등했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결과도 24.3%에서 30.0%로 5.7%포인트 높아졌다.
방송 3사가 시청자 채널권을 빼앗고 똑같은 '애국심 프로그램'을 방영하자 채널을 돌렸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한겨레><경향신문> 등 진보매체들은 8일자 기사를 통해 30년전 전두환 정권 초기 '국풍 81'을 연상케 하는 국민음악회를 질타했고, 보수매체 <조선일보>조차 '지상파 3사, 이번엔 동시 생중계로 비난받아'라는 기사를 통해 시청자들의 강한 반발을 전했다.
공동 생중계 논란과 관련, KBS측은 "원래 각 방송사가 독자적으로 축하무대를 가지려 했는데 대한체육회에서 여러 행사에 나가면 선수들이 피곤하다고 부탁해 공동으로 개최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시청률이 보여주듯 국민의 철저한 외면을 받은 국민음악회가 과연 선수들과 국민을 위하는 길이었을까. 해명이 군색해 보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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