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신 "존경하는 의원님", 이진복 "존경할 필요없다"
<현장> 친박진영, 작심하고 권태신 융단폭격
뻣뻣 권태신 "기사에 나온 말 다 믿을 필요 없어"
친박 이진복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권 실장이 출석한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머거가 누구고 머거가 아닌사람이 누군가?"라며 권 실장의 지난달 17일 <중앙선데이>와의 인터뷰를 문제 삼았다.
권 실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영국에서 강도를 머거(Mugger)라고 합니다. 머거가 한 정치인에게 총을 들이대면서 '돈 내놔'라고 했대요. 그랬더니 그 정치인이 '나는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인이야'라고 받아쳤다지요. 그러자 이번엔 머거가 '내 돈 내놔'라고 했다는 거죠"라며 "언제나 국제회의에 가면 농담부터 하는데 그래야 내 말을 잘 듣더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치인을 두고 머거라고 빗대 농을 했는데 옆에 계신 이주호 차관이나 주호영 장관 모두 정치인인데 강도 사이에 앉아있는 기분이 어떤가?"라며 "왜 말 안하나? 때와 장소를 가려 농담하라"고 질타했다.
권 실장은 그러자 고개를 빳빳이 세운채 "정치인을 강도라 한 적 없다"고 답했고, 이에 이 의원이 "그러면 중앙일보가 잘못 보도했나?"라는 묻자 권 실장은 "잘못된 것 같다"고 <중앙선데이> 인터뷰를 '오보'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이어 지난 3일 정운찬 총리가 부산.경남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세종시 처리에 대해 "되든 안 되든 국회에서 빨리 결론을 내주면 좋겠다"고 말하자 권 실장이 "빨리 하면 안 되지"라며 제동을 걸었다는 <부산일보> 보도를 거론하며 하극상을 질타했다.
권 실장은 그러자 "그런 말을 믿으시는 게 문제가 있다"며 "기사에 나온 얘기를 다 믿을 필요가 없다"며 <부산일보> 보도 역시 허위보도로 규정했다. 이 의원은 이에 "뭐라고 하나? 내가 부산의원들에게 직접들었다"고 권 실장을 질타하자, 권 실장은 "그 의원이 잘못들은 거다. 나는 38년동안 공무원 생활을 하고 윗사람 모시는걸 철저히 해왔기에 절대 죽었다 깨어나도 그런 얘기는 안한다"고 한마디도 지지않았다.
권태신 "존경하는 의원님", 이진복 "존경할 필요 없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추가 질의 시간이 돌아오자 권 실장을 다시 불러세웠다.
이 의원은 "우리 보좌관한테 점심 시간에 권 실장하고 인터뷰를 했던 <중앙선데이> 신 모 기자와 통화를 했다"며 "그 기자가 하는 말이 인터뷰 당시 권 실장이 '농담부터 하겠다'고 분명히 그 말(머거)을 했다고 하더라. 그 기자가 '내가 안한 말을 쓰겠나? 그럼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라고 하더라"고 <중앙선데이> 기자와의 통화내용을 전했다.
권 실장은 그제서야 당혹스러워 하며 "농담은 했지만 의원님을 머거라고 한 적이 없다"며 "존경하는 의원님 저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몸을 낮췄다. 이 의원은 그러자 "존경 안해도 좋다"며 힐난했다.
이 의원은 "오전에 부산 의원들하고 오찬 발언도 부인했는데, 그때 당시 권 실장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현기환 의원"이라며 "내가 현 의원에게 다시 전화로 확인했는데 현 의원이 분명히 권 실장의 그런 발언을 들었다고 하더라"고 권 실장을 다그쳤다. 권 실장은 이에 "절대 안했다"고 거듭 부인하자, 이 의원은 "그럼 현기환 의원을 고발하라"고 힐난했다.
이 의원은 "자신에게 불리하면 한 말도 안했다고 그러고, 권한 밖의 일도 스스럼 없이 하면서도 잘못도 모르고, 때와 장소에 안맞는 말만 하고... 상관인 총리까지 깔보고 훈계한 것"이라며 "내 말이 거짓말이라면 나도 책임질 테니, 사실이라면 총리실장이 사직하라"고 권 실장 사퇴를 요구했다.
이성헌 "권태신, 정운찬하고 방배동 술집 가서 사견 말하라"
친박 이성헌 의원도 독하게 권 실장을 몰아부쳤다.
이 의원은 헌재가 지난 2005년 위헌 판결에서 '행정복합도시(세종시) 건설이 수도분할이 아니다'라고 판결한 대목을 상기시키며 "헌재가 이렇게 결정했는데 왜 자꾸 정부가 수도분할이라고 국민을 속이느냐?"고 따졌고, 권 실장은 이에 "나는 사실상 수도분할이라 생각한다"며 맞받았다.
이 의원이 그러자 "지금 헌재 판결을 무시하는 거냐? 헌재 결정을 인정않겠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권 실장은 "무시 안한다"면서도 "헌재에서 수도분할이 아니라고 판결한 취지는 이해하고 있으나..."라고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의원은 못참겠다는 듯 "이런 식으로 총리실장이라는 사람이 헌재결정을 우습게 아니 이 나라가 어려운 것"이라며 "앞으로 개인적으로 총리하고 방배동 같이 가서 술먹는 자리에서는 모르겠으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분명히 수도분할이 아니라고 말하라"고 정운찬 총리까지 싸잡아 힐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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