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블로그 기자단', 세종시 홍보에 동원
선진당 "젊은이들의 양심을 돈 몇푼으로 농락"
12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세종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 1월 발표한 ‘행복청 대학생 블로그 기자단 활동지침서’에서 8개조 25명의 기자단 중 개인 1명·단체 1팀을 선발, 일본 그린시티 여행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공개모집한 기자단은 지난달 27일 공식 발대식을 가졌으며, 월 10만원의 활동비와 팀회의 참가비 5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행복청은 그러나 활동지침서를 통해 “여러분들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작성해달라”고 밝힌 것과 달리 기자단에 세부적인 취재 대상·내용을 제시했다.
행복청 대변인실은 지난 8일 블로그 기자단의 인터넷 카페 ‘세종시대’의 게시판에 올린 ‘충청지역 인터뷰 지원자 모집’이라는 글에서 “먼저 제안해주길 바랐지만 그렇지 않은 관계로 거꾸로 제안 드린다”며 “충청지역 ‘충청미래포럼’ ‘선진충청포럼’ ‘대전세종상생발전포럼’의 대표로 있는 교수님들과 독일을 방문했던 연기군 주민들을 인터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수들의 경우 인터뷰 대상자는 정해져 있으나 미리 세팅(준비)된 바 없으니 여러분이 능력껏 취재하시면 된다. 연기군 주민은 연락처를 드리는 선에서 도움을 드린다”며 “최대한 빨리 진행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충청미래포럼 등 3개 단체는 정부의 수정안 입법에 찬성하는 소속 교수와 회원 명의 성명서를 발표한 단체들이다. 연기군 주민 14명도 국무총리실이 선진국 시찰 명목으로 5박6일간 독일견학을 시킨 사람들이다.
행복청 강병국 대변인은 “블로그 기자단의 발족이 세종시 발전방안 홍보에 목적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며 “기자 개개인의 취재에 대해 일일이 간섭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도를 접한 자유선진당의 박선영 대변인은 12일 즉각 논평을 통해 "정부가 앞장서서 젊은이들의 양심을 돈 몇 푼으로 농락하고 있다"며 "해외여행을 미끼로 젊은이들의 기상을 가차 없이 꺾고 있다. 유린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박 대변인은 "세종시 수정안에 찬성하는 학자들과 독일 여행을 다녀온 원주민들을 인터뷰해서 인터넷에 올리라는 ‘활동지침서’까지 하달했다니! 일종의 보도지침 아닌가?"라며 "독재정권 시절에도 이처럼 교활하고 망국적인 언론조작과 탄압은 없었다"고 질타했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