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조달러 쥔 중동-중국, 반미연합 가동"
<인디펜던트>, '통화바스켓 밀약' 히든스토리 전격 공개
영국의 <인디펜던트>가 7일(현재시간) 전날 자사의 '극비회동' 보도가 '사실(fact)'임을 강조하며 한 말이다.
<인디펜던트>는 자사 보도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가 부인한 것을 미국을 의식한 특유의 "외교적 립 서비스"라고 일축했다. 사우디 등 아랍의 속내는 다르다는 얘기다.
신문은 새 '통화바스켓' 결제가 아랍의 이해와 일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금 전 세계 외환보유고는 7조2천억달러에 달한다. 이 가운데 2조3천억달러를 중국이 갖고 있고, 2조1천억달러를 아랍에미리트 등 아랍국가들이 갖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세계 외환보유고의 80%를 갖고 있는 나라들은 달러 결제에서 통화바스켓 결제로의 이동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문은 특히 아랍국가들이 향후 10년 후 중국의 위상이 크게 커질 것이란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통화바스켓을 도입키로 한 9년 후 중국의 GDP(국내총생산)는 현재보다 배가 늘어난 10조달러가 될 전망이다. 이는 연평균 7% 성장을 가정했을 때 나오는 수치다. 반면에 미국의 세계 GDP 점유율은 20% 아래로 곤두박질 칠 거라고 보고 있다.
9년 후에도 여전히 랭킹 1위는 미국이겠지만 중국이 2위로 급부상하면서, 미국의 독주시대는 막을 내릴 것이란 의미다.
아랍국가들은 특히 미국의 쇠퇴와 중국의 급부상이 아랍의 지정학적 관계에 큰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소련 붕괴 후 아랍은 지구상의 그 어떤 지역보다도 더 완벽한 미국의 지배 아래 들어갔고, 그 결과 이스라엘이 아랍에서 전횡을 부리고 있다. 1973년 석유를 무기화했다가 발발한 중동전쟁에서 이스라엘에 참패한 후 더이상 석유무기화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아랍은 사반기 동안 치욕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향후 9년 후 중국이 급부상하고 미국이 퇴조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신문은 전망했다. 신문은 그렇게 되면 사우디 등 범아랍국가들은 이스라엘에 점령지에서 철수할 것으로 요구할 것이고, 이스라엘이 미국을 믿고 이 요구를 거부하면 아랍국가들은 중국으로 급속히 경사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디펜던트>의 7일자 기사는 왜 중동국가들과 중국 등이 극비리에 물밑 접촉을 갖고 통화바스켓에 합의했는가, 그 이면을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달러가 이미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 그동안 미국 일극체제하에서 울분을 참아온 중동, 중국 등이 본격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한 합종연횡을 시작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기축체제' 붕괴는 이처럼 단순히 경제적 차원을 넘어서 글로벌 헤게모니의 재편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중동 석유를 중심으로 시작된 권력이동은 우리나라에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정말 정신 바짝 차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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