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펜던트> 2탄 "오바마, 달러하락 원해"
CS "원화, 내년에 900원대 될 수도", '달러쇼크' 급확산
중동국가들과 중국 등 브릭스, 일본, 프랑스 등 석유수출입국들이 미국 몰래 향후 9년 내에 달러화가 아닌 새 통화 '통화바스켓'으로 석유거래 결제를 하기로 했다는 6일 보도로 세계를 발칵 뒤집은 영국의 이 신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이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부인했음에도 7일 자신의 보도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달러 기축통화' 붕괴를 기정사실화했다.
<인디펜던트>는 7일자 후속보도를 통해 자사 보도 후 금값이 폭등하고 달러화가 급락한 사실을 전하며, 그 원인을 "미국 달러화에 기초한 구 경제질서(old economic order) 붕괴에 대한 공포"에서 찾았다. 신문은 더 나아가 "1971년 브레튼우드체제 붕괴 후 금은 국제통화로 인정받지 못했으나, 향후 10년 내 금은 다시 석유거래 결제의 통화바스켓 중 일부로 사용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나 이날 <인디펜던트> 기사에서 정작 주목할 대목은 "오바마 정부가 경기침체(recession)가 몰고 올 경제위기를 어느 정도 치유해주기를 원하며 달러 가치 하락을 묵인하는 '점잖은 달러 무시 전략(policy of benign neglect of the dollar)'을 취하고 있다"고 지적한 점이다. <인디펜던트> 폭로 2탄임 셈.
신문은 그 이유로 "달러 가치가 하락한다면 11조8천600억달러에 달하는 미국정부 부채를 갚기가 한층 용이해진다"며 "또한 미국 수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그렇게 되면 제조업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오바마의 속내를 파헤쳤다.
신문은 오바마가 이처럼 '약한 달러' 정책을 채택한 결과, 중동산유국들의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유국들은 석유수출대금을 달러로 받는 까닭에 달러 외환보유고가 많아 달러 하락의 최대피해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문은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총재가 통화바스켓 추진을 강력 부인하면서도 "미래는 신의 손에 달렸다"고 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제는 <인디펜던트> 보도처럼 오바마 정부가 입으론 '강한 달러'를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약한 달러' 정책을 취할 경우 수출의존도가 GDP(국내총생산) 70%에 달할 정도로 수출에 목을 매고 있는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당장 크레디트스위스(CS)는 7일자 보고서를 통해 "원화의 펀더멘털이 강화되고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1,050원까지 내리고, 내년에는 1,0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 7일 개장 초 미국주가 상승소식에 급등하던 주가를 끌어내리는 등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화폐는 경제의 거울이다. 미국경제가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이는 한, 달러 약세는 당연하다. 문제는 이번 달러 하락은 단순 하락이 아니라, <인디펜던트>가 표현했듯 '구 경제체제의 붕괴'라는 점이다. 이 과정에 미국-중국 격돌 등 국제적 긴장과 갈등도 뒤따를 것이다. 문제는 우리에게 중국, 미국은 제1, 2의 수출국가로, 자칫 판단을 잘못했다간 '박쥐'로 몰리거나 아니면 '샌드위치'가 되면서 경제-외교적으로 큰 타격을 입기 십상이라는 점이다.
급변하는 국제경제 지각변동을 예의주시하면서 지혜로운 대처가 시급히 요구되는 긴박한 상황이다.
<저작권자ⓒ뷰스앤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