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남편 유지는 행동하는 양심"
"남편, 회유와 압력에 한 번도 굴한 적 없어"
이 여사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운구행렬이 '시민 추모제'가 열리는 서울광장에 도착하자 승용차에서 내려 박지원 민주당 의원 등의 부축을 받으며 광장에 운집해 있던 시민들 앞에 섰다.
이 여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단히 감사하다"며 "제 남편이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와 국장 기간 동안에 여러분들이 넘치는 사랑을 베풀어 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국민들에게 사의를 표했다.
이 여사는 이어 "제 남편은 일생을 통하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피나는 고통을 겪었다"며 "많은 오해를 받으면서도 오로지 인권과 남북의 화해 협력을 위해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이 여사는 특히 "그 와중에서 권력의 회유와 압력도 있었으나 한 번도 굴한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여사는 "제가 바라옵기는 남편이 평생 추구해 온 화해와 용서의 정신,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고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으로 살아가기를 간절히 원한다"며 "이것이 남편의 유지"라는 말로 인사를 마쳤다.
시민들은 이 여사에게 "여사님 힘내세요", "사랑합니다" 등의 구호로 격려했고, 이 여사의 답례가 끝나자 다 함께 추모곡을 부르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했다.
이 여사의 대국민 인사가 끝나자 운구 차량은 다시 이동하기 시작, 서울역을 거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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