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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10여대 공중폭발 테러 사전적발

영국경찰 24명의 테러용의자 체포, 미국과 유럽 테러공포 확산

영국 경찰청이 휴대용가방에 액체 폭발물을 들고 들어가 항공기 10여대를 연쇄 또는 동시다발적으로 폭파하려던 테러단을 적발하면서 영국과 유럽간 비행기 운항이 전면 중단되는 등, 테러대상이 된 영국과 미국 및 유럽 전역에 초비상이 걸렸다.

CNN, "테러용의자들, 스포츠 음료 든 액체폭탄 사용하려해"

11일 <CNN방송>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경찰청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런던 일대에서 24명의 테러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이들은 미국행 비행기를 테러대상으로 삼아 공중 폭파시키려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영국 경찰청은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에 런던, 버밍엄, 하이 와이콤 등지에서 주요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21명을 체포하고 이들의 집과 사무실을 수색하고 있으나, 체포된 용의자가 어느 나라 국적인지 등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영국의 <BBC방송>은 영국 정부의 보안 소식통을 인용, 테러 공격이 수일 내 곧 터질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라 런던 경찰청이 10일 테러 음모를 공개하고 테러 용의자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방송은 경찰은 현재 영국 전역에 걸쳐 수색 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테러음모 적발후 긴급 체포한 24명을 심문 중이지만 이들 핵심 용의자 외에 이번 테러음모를 추진한 조직은 광범위하면서도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확신하고 있다며, 이들이 수일내 10대의 비행기를 대서양 상공의 공중에서 동시폭발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CNN방송>은 "이번 테러음모에 사용될 예정이었던 액체 폭발물은 쉽게 은폐할 수 있으면서도 치명적인 파괴력을 가졌다"며, 의회관계자가 "이 액체폭발물은 영국의 스포츠음료와 젤 모양의 물체가 혼합돼 MP3플레이어나 핸드폰에 의해 점화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으며 엄청난 위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특히 체포된 2명의 용의자들은 최근 파키스탄을 여행했으며 그곳에서 송금을 받았다는 점을 포착하고 영국과 파키스탄 당국이 함께 팀을 이뤄 테러범들에 대한 추적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영국의 방송국인 <채널4>는 체포된 용의자들 중에는 이슬람자선사업가와 항상 영국의 히드로공항 전역에 접근할 패스를 갖고 있던 히드로공항 직원이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영국 내무부는 테러용의자 체포 직후 테러 경보를 최고 수준인 '중대상황'으로 격상시켰으며 공항과 항공기에 대한 보안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며, 런던 히드로공항에서는 항공기 착륙이 테러 위협으로 인해 일시 금지됐다.

미국의 <ABC방송>도 현재 연행된 24명 이외에 5명의 추가 용의자들을 영국경찰이 긴급 체포하기 위해 추적 중이라고 미국의 정보기관이 밝혔다고 전했다.

액체 폭발물로 항공기들을 폭파하려 한 테러가 적발되자, 10일(현지시간) 뉴욕공항은 액체물질의 기내 반입을 금지했고 이에 승객들을 샴푸나 음료수 등을 휴지통에 버리고 있다. ⓒAP=연합뉴스


히드로 공항 일시 폐쇄 대부분 노선 운항 금지

영국발 미국행 여객기 테러음모가 적발된 직후 유럽내 대부분의 항공사들은 영국행 여객기의 운행을 일제히 취소됐고, 공항 당국이 승객들에 대한 보안검색을 강화하면서 항공기 운항 일정이 지연되고 공항이 북새통을 이루는 등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유럽에서 여객과 물동량이 가장 많은 공항 중 하나인 런던 히드로 공항은 장거리 국제선을 제외하고 유럽과 영국을 오가는 모든 단거리 여객기들의 이.착륙을 금지한 채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의 기내 반입을 금지시키는 등 보안 검색을 대폭 강화했다.

보안조치 강화로 승객들은 휴대전화와 노트북 컴퓨터 등 전기나 배터리를 사용하는 물품의 기내 반입을 일체 금지되며, 안경이나 여권, 지갑, 처방약 등 필수품만 투명한 비닐봉투에 넣어 기내에서 소지할 수 있게 됐다.

히드로공항 대변인은 이날 영국 경찰의 테러용의자 체포 발표 직후 유럽 항공사 소속 항공기들의 착륙을 일시 금지하며, 테러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히드로공항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기내에 어떤 물건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도록 보안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히드로공항 등은 극심한 혼잡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브리티시 에어웨이(BA)는 "정부의 권고에 따라 영국내 공항을 떠나는 항공기 승객은 손가방을 들고 들어갈 수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에어프랑스,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 스페인 이베리아 항공, 이탈리아 알리탈리아 항공, 네덜란드 KLM 항공 등은 대부분의 여객기 운항을 취소했고 터키, 그리스, 덴마크, 스웨덴 등 다른 유럽지역에서도 런던행 여객기 운항이 취소되거나 지연되는 등 유럽내 공항들이 북새통을 면치못했다.

美 알카에다 소행 추정, 테러경보 최고단계 적색경보 상향조정

이에 따라 테러의 직접 대상이 된 미국은 10일 영국의 항공기 테러음모 적발과 관련해 이번 사건을 9.11 사태를 일으킨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간주하고 국내외 항공편에 비상경계를 내렸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특히 영국에서 출발하는 여객기에 대한 테러경보 수위를 5단계 테러 경보 가운데 가장 위험한 상황인 적색 경보로 상향조정했다.

휴가중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9.11 이전보다 더욱 안전해진 건 사실이지만 미국민들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대한 위협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 잘못"이라며 범인들을 "이슬람 파시스트"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토니 스노 미국 백악관 대변인 역시 성명을 통해 "적발된 테러 음모는 우리나라와 영국에 대한 직접적이고 심각한 위협"이라며 이에 대한 수사가 "며칠 또는 몇 주간에 걸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과 관련, 부시 대통령이 이미 수 일 전부터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전화로 대책을 논의했다고 말해 미-영 공조로 테러범들을 사전에 적발했음을 시사했다.

마이클 처토프 미국 국토안보부장관도 이날 오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영국과 미국노선간 적발된 여객기 공중폭파 테러음모는 5년전 9.11 테러를 일으켰던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추정된다"며 "사건 직후 영-미 노선 운항 민간항공기에 대해 최고 단계 테러경보인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국내외 노선에 대해서도 적색경보 한 단계 아래인 `오렌지 경보'를 발령, 테러대비수위를 높였다"고 밝혔다.

로버트 뮬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이번 음모는 알카에다 수법의 특징을 갖고 있다"고 말해 알카에다의 소행일 가능성에 수사의 초점을 뒀다.

이처럼 테러경보가 최고 수위인 적색경보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이날 미국내 공항의 보안절차가 대폭 강화되었고 특히 샴푸나 화장품 등 액체물질의 기내 반입을 금지시켜 승객들은 탑승수속 등에 큰 혼란을 겪어야 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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