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스런 '살인 돼지독감' 확산, 세계 초긴장
멕시코에서 벌써 68명 사망. WHO-일본 초비상, 한국은 '여유'
벌써 68명 사망, 멕시코 전역 공포에 휩싸여
세계보건기구(WHO)는 24일(현지시간)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브리핑을 통해 멕시코시티 주변에서 800여명이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이 가운데 57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WHO는 이밖에 멕시코 북동부의 산 루이스 포토시에서도 3명이 사망하고 24명이 감염되는 등 이미 최소한 6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망자는 대부분 젊은이들이며 3세 이하 어린이와 60세 이상 감염자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WHO는 덧붙였다.
WHO는 "1970년대에 미국에서 160명이 돼지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적이 있으나 이번은 이미 이 규모를 넘어서고 있다"며 "조류 인플루엔자가 사람들 사이에서도 확산되는 신형 인플루엔자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세계 각국에 경계를 촉구했다.
이번에 보고된 돼지독감은 인플루엔자 A형 H1N1 바이러스로 사람 사이에서 신체접촉과 공기를 통해 전염된다.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걸린 돼지가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결합해 변종을 거듭한 것으로, 재채기, 기침과 신체접촉을 통해 감염되며 돼지고기 섭취로 인한 감염 가능성은 일단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세 앙헬 코르도바 보건장관도 이날 수도 멕시코시티와 주변의 멕시코주를 중심으로 돼지독감이 유행, 모두 1천여명에게 '돼지독감' 증세가 나타났으며 이들 가운데 68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코르보다 장관은 앞서 4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가 사망자 숫자를 68명으로 수정발표했다.
코르도바 장관은 "이번 독감은 신종으로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며, 멕시코시티와 주변의 멕시코주의 유치원에서 대학교까지 3만여개의 모든 공공 교육기관에 휴교령을 내렸다. 이와 함께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 연극공연장 등 공공시설도 폐쇄되면서 멕시코 전역은 공포에 휩싸여 있다.
멕시코 국민들은 앞다퉈 마스크를 사려고 약국 등으로 몰리고 있으며, 그 결과 마스크가 품귀현상을 빚으면서 값이 25배나 치솟기도 했다.
당국은 무엇보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않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에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하고 일단 독감 증세가 나타나면 자가 치료보다는 병원을 찾도록 당부했다.
미국으로도 확산, WHO 긴급회의 소집
돼지 독감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 등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앞서 미국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3일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주에 거주하는 소년을 포함해 8명이 멕시코와 동일한 돼지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됐으나 모두 증상에서 회복됐다고 밝혔다. 미국은 또한 한 고등학교의 학생 75명이 유사한 증상을 보여 조사중이라고 덧붙였다.
CDC에 따르면 이번에 미국에서 발견된 '돼지독감' 바이러스는 돼지와 조류,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의 혼합종으로 지금까지는 전혀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것이다.
돼지 독감이 급속 확산조짐을 보이자, 세계보건기구(WHO)는 25일 전문가들로 긴급위원회를 열고 감염확산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WHO는 신형바이러스의 대확산을 막기 위해 현재 3단계인 경계 레벨을 4단계(사람에서 사람으로 감염이 증가하는 조짐을 보이는 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페루는 멕시코와 미국에서 돼지독감 감염자가 나오기 시작하자 이곳을 여행하고 돌아온 관광객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고, 코스타리카는 더 나아가 전역에 위생 관련 비상조치를 발표했다.
살인 돼지독감이 급속확산되자, 일본정부는 주말인 25일 오후 모든 부처의 과장급이상 직원들을 긴급소집해 대책간사회의를 열고 후생노동성 등으로부터 진행경과를 보고 받는 등 발빠른 대응을 보였다. 일본 정부는 멕시코에서 귀국하는 일본인들을 모두 검진하고 WHO와 멕시코, 미국 정부 등으로부터 관련정보를 긴급 수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일본정부는 WHO가 경계레벨을 '4단계'로 격상시킬 경우 아소 다로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반면에 일본옆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 어떤 정부의 대응노력이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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