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13일 "한국의 은행들에 대한 피치사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건전성 심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며 "소송 등 법률적인 대응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전날 피치사가 18개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 "피치사가 불확실한 가정을 사용해 부정적인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한 데 대해 유감스러운 뜻을 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피치의 평가 결과가 공개됨으로써 작년 말 현재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2.2%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국내 은행의 신인도와 건전성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피치사는 일방적이고 부정확한 평가로 국가의 대외 신인도에 손상을 줄 경우 책임을 져야한다"고 거듭 피치를 비난했다.

그는 "더구나 피치사가 유독 우리나라의 개별 은행에 대해서만 내부적인 점검 결과를 발표한다는 것은 매우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며 의도를 알 수 없다"고 비난하며 "피치측에 선진국 주요 은행들에 대해서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할 것도 강력히 요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치사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른 자본 감소액 42조 원을 전액 반영하더라도 2010년 말 BIS 자기자본비율은 8.7% 수준으로 최저규제비율(8%)을 상회하고 단순자기자본비율(TEC)도 4.0% 수준을 유지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법적 대응 방침이 적절한 대응인지를 놓고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피치는 앞서 지난달엔 홍콩의 은행들에 대해서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는 등, 은행들에 대한 신용평가를 계속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최악의 경우라도 은행 시스템을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는 게 올바른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