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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총재 "내년 하반기에도 좋아진다 말하기 어려워"

"한은, 외환의 최후 보루 역할할 것"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3일(현지시각) 금융시장 외화 유동성 공급과 관련해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지만 필요하다면 (한은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리정책과 관련해 이 총재는 물가를 가장 중요시하겠지만 경기 신호는 물론 경상수지와 자본수지 등 대외균형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금융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과 관련해 이렇게 밝혔다.

이 총재는 원화 유동성에 대해 "지금까지는 은행들이 유동성을 확대하는, 즉 전진이었다면 앞으로는 후퇴가 될 것"이라며 "은행이 거대조직인 만큼 질서있는 퇴각이 어려운데 너무 급하게 감속하면 은행 뿐 아니라 전체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외화 유동성 부족 문제에 대해 이 총재는 "중앙은행은 가급적 시장에서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2천600억달러의 외환보유액을 가진 만큼 필요할 때는 이를 통해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다만 이러한 불안이 1개월이 갈지, 6개월이 갈지 모르니 그걸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앙은행의 자금은 국민의 것이므로 쓰러져가는 은행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급한 자금을 투입해 시간을 벌어주는데 역할이 있다고 이 총재는 강조했다.

금리 문제와 관련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금리를 올릴 때도 마찬가지지만 내릴 때도 시장 심리가 따라와야 하므로 기준금리와 시장흐름이 함께 오르락 내리락 하는 것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금리정책의 첫째 신호는 물가이고 그 다음에 경기 신호와 경상수지, 자본수지 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특히 미국과 같은 거대 국가와 달리 우리나라는 개방경제이므로 대외수지 균형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장이나 물가(의 등락)는 아픔의 정도가 개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대외균형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며 "1997년 위기 때 이미 경험했듯이 평소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지금처럼 불안할 때는 대외균형에 관심을 둔 뒤 대내균형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문제와 관련해 그는 "올해 4분기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4% 성장이 힘들고 하반기에도 자신있게 좋아진다고 지금 단계에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상황이 어려울 때는 물가와 성장, 경상수지 등과 관련해 적절한 조합이 필요하며 성장률 하나만 가지고 정책을 펼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다만 어제의 해답이 오늘의 해답이 아닐 수 있는 만큼 가장 적합한 조합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해 그는 "싸게 (금융기관 부실채권을) 산다면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될 것이고 비싸게 사면 국민 부담으로 돌아가는 만큼 어디 가서 어떤 물건을 사느냐, 값은 얼마에 사느냐는 등의 어려운 선택이 남아있다"면서 "선진국 공조 등도 지금부터 시작인 만큼 실행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에 대해 "신흥국들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것을 '긴급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전했다.

중장기적 원화의 국제화는 결국 원화로 무역과 자본거래가 이뤄져야 하므로 전체 실물경제가 뒷받침돼야 하며 외환정책 차원에서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국.일본과의 스와프에 대해 이 총재는 "현재 아무런 조건없이 30억달러 정도는 스와프를 할 수 있게 돼 있는데 우리 현물환 시장을 생각하면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상징적인 면에서 실용성이 있다"면서 "아예 없는 것보다는 있는 데서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감독 권한 부여와 관련해 그는 "중대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금융기관의 존폐를 결정하는 금융감독적 측면과 긴급 자금을 동원하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필요한데 이것이 분리돼 있을 때는 기민하게 작동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파도가 지나가면 2∼3년 뒤 중앙은행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제도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다만 미국은 연방준비위원회(FED)가 금융감독의 대표 역할을 하는 반면 영국은 1998년 이후 영란은행의 금융정책 기능을 떼 내는 등 나라마다 제도가 다른 상황을 이해해야 하며 현재의 한은은 1998년 이후 설정된 영역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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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0 14
    111

    선진금융이라는것이 규제가 빠진 후진금융이라는것이 증명
    결국엔 금융규제가 강화된 금융이
    선진금융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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