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최측근인 박형준 청와대 홍보기회관이 14일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의 전면적 대화 제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이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 대표 연설에서 북한에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것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정부여당의 대북 대화 의지가 얼마나 강한가를 감지케 하고 있다.

박형준 "이대통령의 대북제안 아직 유효하다"

박형준 홍보기획관은 이날 KBS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와 인터뷰에서 관광객 피격 사건이 이 대통령의 대북 제안에 미칠 영향과 관련, "큰 틀에서 남북관계 정책을 이 사건 때문에 바꿔야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기획관은 이 대통령의 대화 제의가 여전히 유효하냐는 질문에 "아직은 그렇다"며 "앞으로 이 사건의 진상이 제대로 밝혀지는 과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영향을 받겠지만 남북관계의 큰 틀은 대화에 의해서 현안들을 해결해야 한다, 그 현안 가운데는 북핵문제도 있지만 북한의 식량문제라든지 또 남북관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가지 현안들에 대한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은 대화밖에 없다"며 강력한 대화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어 "그래서 북한이 지금은 대단히 감정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또 이번 사건의 진상은 진상대로 철저히 조사를 하고 요구를 하는 그런 정책을 구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향후 대북정책과 관련,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우선 인내심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대응에 대해서 일희일비하면서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오히려 북한의 전략에 휘말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가 있고 우리가 세운 원칙을 갖고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가지고 뚜벅뚜벅 가려고 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며 인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 여러 가지 핑계를 대서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지만 자신을 위해서도 결국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우리는 판단을 하고 있다"며 "다만 우리가 그것을 너무 서둘러서 저자세로 북한을 대하거나 또는 과거처럼 어떤 대가를 지불하고 대화를 구걸하거나 그럴 생각은 전혀 없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입각해서 저희는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북한을 기다리는 그런 정책을 지금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위기 대처 매뉴얼 약했다"

그는 관광객 피격 사망 소식을 접하고도 이 대통령이 연설문 원안대로 국회 시정연설을 한 데 대해선 "물론 고민이 있었다. 정부적으로만 판단을 한다면 대통령께서 연설을 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고 또 그런 의견들이 내부에서도 있었다"며 내부에 진통이 있었음을 시인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연설문 원안 수정을 요구한 측근 중 한명으로 알려진다.

그는 이어 "그러나 남북관계라고 하는 문제는 큰 틀에서 봐야하고, 또 그 날 연설에 들어갔던 내용들이 어떤 면에서는 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밝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또 당시, 그 당시 상황으로써는 아직 정부의 공식적인 진상파악결과가 충분히 나오지 않은 상황이어서 대통령께서 먼저 이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도 있었다"며 "그래서 어쨌든 이 사안이 남북관계에 영향을 주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현 정부의 대북정책 자체의 기조를 바꿀만한 사안이라고는 판단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위기시스템 부재 비판과 관련해선 "대통령께서도 질책을 하셨지만 11시 30분에 통일부에 보고되는 그 과정, 또 11시 30부터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2시간, 이 시간 동안에 청와대의 위기대응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또 달게 받겠다"며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그 사안을 처리하는 방법에 대한 매뉴얼이 조금 약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