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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아시아 불황' 시작인가, 주가 폭락

코스닥은 공황 분위기, 코스피도 수출대기업 타격

주식시장이 7일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급락세를 지속하면서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가 모두 장중 한때 4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급락장을 나타냈고, 일본 등 아시아 주가도 폭락했다.

이날 급락장세는 전날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미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 사이에 인플레이션을 낮게 유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금리인상을 시사한 데 따른 것으로, 대미수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증시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경제연구소 등은 미국경제가 고점을 지나 하반기에는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앞으로 증시가 종전과 같은 회복국면을 맞기 힘든 게 아니냐는 비판론이 확산되고 있다.

'검은 수요일' 재현

특히 이날 장중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지난달 25일 이후 7거래일만에 2천억원을 상회한 가운데 코스닥 스타지수가 급락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코스닥 시장이 초토화되는 ‘검은 수요일’이 재현됐다.

코스닥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는 올들어 세번째로 지난 1월18일과 2월1일 6%이상 급락세로 발동됐다. 반면에 지난 1월24일에는 6%이상 급등하면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코스닥스타선물 6월물은 오후 1시51분 전일대비 6% 이상 급락하면서 5분간 프로그램 매매호가 효력이 정지됐다. 사이드카는 코스닥선물거래대상지수에 대한 선물거래종목 가운데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큰 종목 가격이 6% 이상 상승하거나 하락해 1분간 지속될 경우 프로그램매매의 매도 및 매수 호가 효력을 5분간 정지하는 것으로 1일1회만 적용된다. 단, 정규시장 개시후 5분전, 장 종료 40분전 이후엔 적용되지 않는다.

주가 폭락에 7일 증시에는 공황적 분위기가 연출됐다. ⓒ연합뉴스


외국인 순매도로 코스닥 초토화

7일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35.80포인트(5.98%) 하락한 562.91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하락 출발한 코스닥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폭을 키우다 오후 한때 557.45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은 나흘만에 순매도로 돌아서며 2백7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44억원, 1백21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 낙폭을 줄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다. NHN, 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6% 이상 폭락했고 하나로텔레콤, CJ홈쇼핑 등도 2~3% 빠졌다. 하나투어, 네오위즈, CJ인터넷은 각각 7.99%, 9.04%, 9.88% 폭락했다.

5개 상한 종목을 포함해 63개 종목이 올랐고, 59개 하한 종목을 포함해 8백58개 종목이 하락했다. 보합은 16개였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전 거래일보다 증가했다. 거래량은 4억5천7백26만주, 거래대금은 1조3천7백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계열사인 G마켓의 나스닥 상장 추진소식에 인터파크만은 강세를 유지하다 장막판 상한가를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상위 15개 기업 가운데 상승세를 기록한 것은 인터파크가 유일했다.

바이오, 무선인터넷, 지능형로봇주 등 대표적인 테마주들은 줄줄이 하한가를 맞는등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방역주 가운데 이글벳 대한뉴팜이 하한가를 기록했고, 제일바이오, 파루, 중앙백신, 동신제약, 한성에코넷 등이 12% 이상 하락했다.

무선인터넷주인 모빌리언스, 에이트픽스가 하한가를 기록했고, 옴니텔, 야호, 이오리스, 다날 등도 8~11% 이상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능형로봇주인 유진로봇, CMS, 다스텍은 하한가를 에이디칩스, 우리기술은 13% 넘게 빠졌다.

특히 코스닥시장은 선물시장이나 파생시장 등을 통한 헷지 기능이 없다는 점과 함께 주로 대기업의 하청을 맡는 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대기업 의존도가 높아 금리 환율 등 외부변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불리한 구조를 가진 탓에 주가가 외부 변수에 크게 좌우되고 있다.

코스피지수 시가총액 6백17조원. 하루새 17조원 증발

코스피 지수도 전일대비 34.78포인트, 2.67% 하락한 1266.84에서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127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도 6백17조원대로 밀리며 하루사이 17조원이 허공으로 증발됐다.코스피 지수는 불과 한달새 2백포인트 폭락했으며 시가총액도 1백조원 가까이 급감했다.

외국인이 2천3백83억원, 개인이 1천2백97억원을 각각 순매도했으며 기관이 홀로 2천8백27억원을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도 2천5백19억원의 순매수가 유입되며 지수를 방어했다.

전 업종이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업종과 의료정밀이 5% 이상 급락했고, 건설업과 은행, 운수창고, 통신, 철강금속 의약품 등 대부분의 업종이 3% 이상 하락세를 탔다. 상대적으로 유통업종만 약보합권에서 선전했을 뿐이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낙폭을 키웠다. 국민은행이 4% 이상 빠졌고, POSCO와 우리금융, LG필립스LCD가 3% 이상 하락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2.28%나 하락하며 60만원이 결국 붕괴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가운데서는 SK와 KTF, 두산중공업, 현대상선 정도만 강보합권에서 그나마 선전하는데 그쳤고, 대형주에 비해 중소형주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하락 종목이 7백12개에 달하고 상승 종목은 74개에 불과한 가운데 신저가 종목이 속출했다. 52주 최저가를 기록한 종목만 1백1개에 달했다.

아시아증시, '버냉키 쇼크' 직격탄 일제 하락

일본 등 아시아증시도 동반폭락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일대비 1.9%(288.85) 하락한 1만5096.01, 토픽스지수는 2.2%(33.71포인트) 하락한 1533.24로 장을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1.75%(117.53포인트) 떨어진 6612.74에 거래를 마쳤다.

홍콩증시의 항셍지수는 0.65%(104.25포인트) 내린 1만5868.86을, 싱가포르증시의 스트레이트지수는 1.21%(28.92포인트) 하락한 2361.40을 나타냈다.

최근 상대적으로 약진했던 중국증시도 상하이종합지수가 4.06%(68.02포인트) 떨어진 1611.11을, 선전종합지수가 4.63%(19.96포인트) 하락한 410.85를 나타내는 등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다.

전날 1만선이 붕괴된 인도증시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인도 뭄바이 증시의 선섹스지수는 9820.88로 전날보다 1.42%(141.55포인트)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유병규 상무는 이와 관련, "미국경제가 고점을 지나 하반기에는 경기후퇴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시각이 점차 힘을 얻어가는 추세"라며 수출대기업의 수익성 악화 등으로 앞으로 경기 및 주가가 쉽게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시티은행의 한 관계자도 "주가가 일시 회복되더라도 1천4백선 근처에 대기물량이 워낙 두텁게 포진하고 있어 올해 1천4백선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증시 침체를 예견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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