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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대학생, 시민단체 행사 난입

'북한인권' 거론하며 행사장에 드러눕는 등 행사 방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교포 대학생들이 중심이 된 한 북한인권단체가 시민단체의 통일관련 강연회장에 난입해 일시적으로 강연을 방해해 물의를 빚었다.

평화통일시민연대(상임대표 이장희)는 30일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한국외국어대학교 소극장에서 신은희 미국 심슨대 종교철학부 교수를 초대해 ‘제1회 찾아가는 평화통일 강연회’를 열었다. 그러나 강연 시작과 동시에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들’이 난입해 행사를 방해했다.

강연장 앞 드러눕고, 유인물 배포하는 등 돌출행동

이들이 강연을 방해한 이유는 신 교수의 전력과 사상 때문.

캐나다 교포출신으로, 캐나다 토론토 대학 철학박사학위를 받은 신 교수는 지난 2003년부터 현재까지 북한 김일성종합대학교 초빙교수로 재직중이다. 신 교수는 종교철학의 대가로 북한의 주체사상을 종교적 관점으로 해석해, 기독교와의 유사성을 주장하는 등 관련학계에 새로운 시각을 소개한 것으로 유명하다.

북한인권단체를 표방하고 있는 '링크'(LINK) 회원 15여명은 '김정일' 위원장 그림이 박힌 유인물을 배포하며 이 날 강연을 방해했다 ⓒ 김동현


이 날 신 교수의 강연을 방해한 이들은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 등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링크‘(LINK: Liberty in North Korea)라는 한 북한인권단체 회원들이다. 지난 2004년,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두고 창립한 '링크'는 국내 및 해외 각국에 73개에 달하는 지부를 두고 북한 인권 관련 다큐멘터리 상영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는 단체다.

이들 회원 15~16명 가량은 강연 시작과 동시에 행사장에 난입해 ’북한인권‘이라고 새겨진 현수막을 펼치며 신 교수의 행사를 방해했다.

이들 중에는 교포 2세 학생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다수 눈에 띠었다. 이들은 강연장을 찾은 청중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의 얼굴이 그려진 유인물을 배포하며 행사를 방해했다. 유인물에는 ‘북에서 김정일이 그려진 인쇄물을 구기면 당신은 정치범 수용소로 보내집니다’라는 문구를 새겨져 있었다.

또 이들 중 일부는 강단 아래에서 드러누워 행사에 차질을 빚게 했고, 이들을 제지하려던 외대 학생들과 강연 주최측 관계자들은 이들 유학생들과 가벼운 실랑이도 벌였다.

미국, 호주 등 교포 유학생 중심의 북한인권단체 'LINK'는 이 날 신 교수의 강연 도중 '북한인권'을 새긴 현수막을 펼치며 강연을 방해해 무리를 일으켰다 ⓒ사진제공=통일뉴스


문제의 해당 단체 대표를 맡고있는 ‘Adrian Hong’(한국명 홍으뜸)씨는 강연장 바깥에서도 거듭 주최측 관계자들에게 “당신들이 정말 북한 상황을 알고있나, 정치수용소 못봤냐”며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하다고 강변했다.

특히 이들 중 일부는 캠코더와 카메라를 이용, 행사를 찍고, 행사를 진행하던 외대 학생들 일부의 얼굴을 찍었다. 이에 대해 주최측은 업무방해와 초상권 침해를 들어 이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그러나 교포 대학생들은 강연장 밖으로 나가 도주를 시도했고, 외대 학생들은 이들 중 일부가 탄 택시를 막아서고 찍은 테이프 원본 반납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간 심한 말다툼이 빚어졌고, 이 단체 대표를 맡고있던 홍 씨는 “테이프 원본을 줄 수 없다”고 강변했다.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중재에 나섰고, LINK 측은 강연 주최측에 ‘서약서’와 테이프 원본을 넘겨주었다.

"자신들 생각 중요하면 남의 생각도 존중해야 진정한 '인권'"

교포 대학생들의 돌출행동을 지켜보던 신 교수는 “괜찮다. 누구나 생각의 자유가 있고, 의사표현의 자유가 있다”며 이해한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강연을 지켜보던 한 학생은 “자신들이 그렇게 북한인권을 외치면서도, 정작 자신들이 신교수와 청중들의 ‘강연을 듣고 자유롭게 말할 자유’라는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인지는 미처 못 깨닫는 것 같다”며 혀를 찼다.

한편 LINK는 31일, 서울 종로 광화문 교보빌딩 앞에서 북한 인권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갖었다

이들은 새 달 4일까지 이화여대, 동국대, 한국외대 등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을 돌며 북한 인권 문제에 관련한 행사를 개최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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