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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클라시코', 더비매치 그 이상의 '축구전쟁'

FC바르셀로나-레알 마드리드 라이벌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매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가 자랑하는 두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샤)와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펼치는 라이벌전 '엘 클라시코(El Clásico)'는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더비매치로 꼽힌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클럽축구는 국가별로 연고지, 종교, 민족 등 다양한 유무형의 매개체가 유래가 된 라이벌전이 존재하는데, 그 중에서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대표하는 두 클럽, 레알과 바르샤가 펼치는 '엘 클라시코'는 유럽을 대표하는 전통의 라이벌전으로서 스페인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더비매치를 넘어 축구전쟁으로 인식된다.

'엘 클라시코'의 본래 의미는 '전통의 대결'이라는 어찌보면 매우 평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유독 바르샤와 레알의 경기에 '엘 클라시코'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는 '엘 클라시코'가 좁게는 레알과 바르샤의 단순한 클럽간 축구 라이벌전이나 넓은 의미로 본다면 스페인의 굴곡진 역사 속에서 끊임없이 대립해온 카탈루냐 지역(바르샤 연고)과 카스티야 지역(레알 연고) 사람들간의 축구를 통한 '총칼없는 전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바르샤가 대표하는 카탈루냐 지역은 지중해의 항구도시 바르셀로나를 중심으로 공업에 종사하는 하층민들이 거주하던 지역이었고, 레알이 대표하는 카스티야 지방은 수도 마드리드를 중심으로 귀족들이 거주하던 지역으로, 레알과 바르샤라는 두 명문 축구클럽들은 이들 두 지역민들 사이의 뿌리깊은 지역감정과 민족감정을 축구를 통해 대리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1936년 스페인내전 당시 카스티야 지역이 극우주의자인 프랑코에 동조한 반면 카탈루냐는 프랑코에 반대하는 편에 선 이유로 이후 카탈루냐 출신들은 공직진출에 제한을 받았음은 물론 카탈루냐의 독립적인 문화와 언어, 그리고 카탈루냐 지역민들의 자존심은 무시당했다.

스페인내전은 카탈루냐로 하여금 현재까지도 스페인 정부에 카탈루냐의 분리독립을 요구하게 만든 결정적인 배경이 됐고, 동시에 '엘 클라시코'가 단순한 더비매치 이상의 '축구전쟁'으로 자리매김한 중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싹튼 카탈루냐 지역민들의 저항의식은 자연스레 전통적으로 스페인 사회의 주류층을 형성한 카스티야 지역민들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고, 그런 감정은 축구에 그대로 이입됐다.

그리고 카탈루냐 지역민들은 바르샤와 레알이 맞붙는 '엘 클라시코'에서의 승리를 통해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하려 했고, 카스티야 지역민들 역시 '카탈루냐에 만큼은 질 수 없다'는 자존심이 발동, 레알이 꼭 바르샤를 꺾어주기를 응원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명문 클럽으로서 바르샤와 레알의 경기는 축구경기 자체로서도 훌륭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카스티야와 카탈루냐 두 지역민들의 자존심이 이입된 '엘 클라시코'의 의미를 이해하고 경기를 지켜본다면 축구 외적으로 좀 더 색다른 묘미를 음미해 볼 수 있다.

한편 2007-2008 시즌 첫 '엘 클라시코'는 오는 24일 새벽(한국시간) 바르샤의 홈구장인 누캄프 스타디움에서 벌어질 예정이며, 두번째 대결은 내년 5월 7일 레알의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뷰에서 열릴 예정이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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