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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도 반대하는 노들섬, 서울시 왜 강행하나”

시민단체, 5천억 오페라하우스 강행에 비난 봇물

서울시가 오는 2008년부터 착공에 들어가기로 한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내에 오페라하우스 를 포함한 ‘노들섬공연예술센터’ 건립하는 계획을 두고 사업의 타당성과 생태환경 문제 등이 도마에 오르며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까지 최근 노들섬 개발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해 서울시의 뜻대로 사업이 강행될 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의견 수렴없는 일방적 공사강행 멈춰라"

‘노들섬예술센터 건립반대시민모임’은 1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들섬예술센터 사업중단을 촉구하는 문화예술인 5백31인 선언을 가졌다.

이들은 이 날 기자회견에서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추진 과정에서 드러난 절차적 문제▲대형건축물에 목매는 서울시의 시대착오적 전시행정 ▲노들섬 내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맹꽁이 문제 ▲노들섬 홍수 문제와 교통문제 등 입지조건 ▲서울시의 문화예술정책 부재 등을 들어 사업 반대는 물론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시민단체들이 서울시의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반대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사업추진과정에서 드러난 서울시의 일방적 공사 강행 태도에 있다. 서울시는 지난 해 1월, 용산구 이촌동 노들섬 내에 오페라하우스 건립계획을 발표하고 난 뒤 3개월만에 오페라하우스 건축과 관련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단 한번의 공청회 없이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는 지난 해 4월 27일, 오페라하우스 건출물과 관련한 아이디어 공모전을 발표한다면서 접수를 받는 도중에 이미 초빙건축가 3명을 발표(2005년 7월 11일)하는 등 비상식적인 공모절차를 밟았다.

또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과 관련해 외부전문기관의 사업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 지난 해 8월 22일, 서울시는 노들섬 옹벽철거 관련 예산으로 29억4천만원이라는 추가경정예산을 일방적으로 상정했다.

나아가 서울시는 건립예산이 나오기도 전에 향후 매년 1천억원씩 5년간에 걸쳐 총 5천억원에 달하는 기금조성설치조례를 지난 해 10월 24일, 일방적으로 서울시의회에서 통과시켜버렸다.

특히 한나라당이 장악하고 있는 서울시 의회와 이 사업을 강행하고 있는 이명박 서울시장에 대해 심재옥 민주노동당 서울시 의원은 “서울시가 긴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는 이유로 노숙인 예산비 20억원은 받아 줄 수 없다하면서도 오페라하우스 건립비용 5천억원은 펑펑 쓴다”며 서울시의회와 이 시장을 싸잡아 비난한 바 있다.

노들섬예술센터건립반대 시민모임은 16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들섬 내부에 들어설 서울시의 오페라하우스 건립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고 주장했다 ⓒ민예총 컬쳐뉴스


“대형건축물로 랜드마크 삼던 시대는 지나가도 한참 지나갔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이 시장이 오페라하우스 건립 이유로 내세운 서울시의 ‘랜드마크’(표지물, 상징물) 포부에 대해서도 “전시행정의 산물일 뿐”이라고 폄하했다.

시민단체들은 “서울시가 2004년 12월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시민들은 가장 필요한 문화시설로 소규모 야외문화공간을 꼽았다”면서 “대형건축물을 지어 명소로 만들고 관광객을 모은다고 해서 문화도시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멸종위기 야생동물로 지정된 맹꽁이가 노들섬 내에 주로 서식하고 있는 사실이 환경단체들의 조사결과 밝혀져, 생태환경 문제가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논란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한편 이 날 시민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노들섬이 여름철 홍수에 섬 전체가 물에 잠길 위험이 크다”며 “오페라하우스 등 1만8천평에 이르는 예술센터 부지를 모두 채우기가 힘들다”고 꼬집었다.

"이 시장은 과연 문화예술정책 '진정성' 있나"

이밖에도 서울시의 기존 문화예술 정책도 이번 노들섬 사업 논란의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2005년 3월,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씨를 단장으로 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60년 전통의 서울시 교향악단을 일방적으로 해체시키고 기존 서울시향 소속 연주가 30여명을 조기퇴직(정리해고 2명)시킨 사실은 이 시장의 전형적인 독단행정으로 꼽혀왔다.

문화계는 또 이 시장이 새로 설립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며 연간 1백11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았지만,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무용단 등 나머지 9개에 이르는 서울시 예술단체의 총예산은 1백65억원 밖에 배정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결국 이 시장 개인이 선택한 사업에는 일방적인 예산을 쏟아붓는 반면 주목받지 못하는 사업은 홀대한다는 것이 문화계의 지적인 것이다.

따라서 문화사업 비전으로 제시한 이번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계획 역시 문화계 입장에서 볼 땐, 진정성이 없는 셈이다.

이명박 “오세훈 반대도 선거앞둔 정치발언일 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뿐”이라며 공사 강행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이 시장은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도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등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여야 후보들이 일제히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 ‘반대’ 의사를 표시한 데 대해 “선거를 앞둔 정치적 입장을 갖고 발표한 것”이라며 신경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러한 이 시장의 공사강행 의지에 서울시는 이번 달 23일, 오페라하우스 건립에 앞서 노들섬 내에 예정대로 청소년야외음악공원 착공식을 강행 하겠다는 입장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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