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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 공방] 박측 "역전 시작" vs 이측 "조작 의혹"

'KSOI 여론조사' 놓고 공방, 이측 "선관위에 조사 의뢰"

박근혜 후보가 한나라당 지지층들 사이에서 이명박 후보를 앞질렀다는 한 여론조사를 놓고 박근혜-이명박 진영이 1일 격돌했다. 박근혜 진영이 "드디어 역전이 시작됐다"고 주장한 반면, 이명박 진영은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경선과정에 양측의 거듭되는 여론조사 조작 의혹 제기로, 여론조사의 생명선인 객관성이 심각한 상처를 입는 양상이다.

박근혜 선대위 "마침내 역전이 시작됐다"

문제의 여론조사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달 24일 실시한 여론조사.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대의원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박근혜 후보(39.2%)가 이명박 후보(45.8%)보다 뒤졌지만 한나라당 지지층을 상대로 한 한나라당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 48.3% 대 47.5%로 0.8%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여론조사는 1일 <문화일보>가 보도하면서 최초로 활자화됐다.

당연히 박근혜 선대위는 "마침내 역전현상이 시작됐다"며 환호성을 올렸다.

박근혜 선대위의 김재원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 여론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이같은 조사결과를 보면 그동안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 고공행진은 한나라당 지지층이 아니라 본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찍지 않을 비한나라당 성향 유권자들의 역선택이 견인차 역할을 해왔음을 입증해주고 있다"며 "이는 동시에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질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박 후보가 이 후보에 앞선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이제 홍사덕 위원장이 지난 달 30일 말한 '결전 3주일을 앞둔 지금 우리는 완전히 승기를 잡았고 역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단계를 넘어 이미 역전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18일 동안 한나라당 경선전의 화두는 ‘역전’"이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선대위 "특정후보 위한 여론조사 의혹. 선관위에 조사 의뢰"

이에 맞서 이명박 선대위는 이날 오후 'KSOI 여론조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명박 선대위의 박형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KSOI의 여론조사 결과는 신뢰성을 현저히 상실했다"며 3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박 대변인은 우선 "당초 KSOI 조사결과를 편집한 <동향과 분석> 책자에는 <디오피니언>이 KSOI로부터 의뢰를 받아 조사를 한 것으로 표기되어 있었다"며 "이에 우리 캠프에서는 조사의 경위와 내역을 알아보기 위해 <디오피니언>측과 접촉하는 과정에서 <디오피니언>측으로부터 '우리는 KSOI로부터 그 같은 조사를 의뢰받은 바 없고, 발표한 내용과 같은 조사를 실행한 적도 없다'고 밝혔며 <디오피니언>측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명의 도용에 대해 법적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내용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KSOI측에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자, KSOI측은 '조사를 실행한 기관은 <디오피니언>이 아니라 MRCK라는 기관인데, 자료를 편집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는 식으로 해명을 했다"며 "MRCK는 여론조사협회에도 소속되지 않은 기관으로 조사기관의 신뢰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뜻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설문의 형평성도 잃었다"며 "선거법상 모든 여론조사 설문은 형평성에 맞도록 설계해야 하나 KSOI측의 설문은 본선구도에서 이명박 후보를 상정한 질문은 생략한 채 박근혜 후보만 후보로 상정한 질문만을 넣었다. 잘못된 응답 결과를 유도하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하는 방증이다. 마치 정치적 홍보를 목적으로 한 특정 후보 쪽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여론조사처럼 설문이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또한 의문스러운 일"이라고 박근혜 캠프쪽에 의혹의 눈길을 던졌다.

그는 또한 "다른 조사와 결과도 다르고, 조사 과정도 석연치 않아 세부 조사 문항, 조사 테이블 등의 공개를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이명박 선대위는 이번 KSOI 조사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중앙선관위원회가 직접 나서 조사해줄 것을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관위는 이미 현재 30개 여론조사기관에 대해 여론조사의 객관성 여부를 조사중이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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