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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기둔화 지속. 한국수출 악화될 것”

삼성경제硏, 하반기 이후 원화 강세는 진정 전망

올 하반기 이후부터 미국경제의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면서 한국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에 따른 수출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미국 경기 정점 지나 성장둔화 가시화

삼성경제연구소(SERI)는 2일 보고서 ‘2006년 미국경기 하강 가능성과 시사점’을 통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 행진이 조만간 종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1980년 이후 미국 경제는 금리인상 종료 이후 성장률이 1년 전에 비해 1.3~1.8%포인트 하락해왔다”며 “하반기 이후부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상반기에 비해 1.5%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사설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 조사 결과 지난달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3월보다 0.5% 떨어져 2001년 이후 처음 두 달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또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의 선행지표로 해석되는 장단기 금리차 축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또 지난 1월 미국 수출 증가율이 2.5%인데 비해 수입 증가율은 3.5%로, 경상수지 적자 폭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도 경기 둔화 전망의 근거로 거론됐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4.4분기 허리케인 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으로 1.6% 성장하는데 그쳤지만 지난 1.4분기에는 민간소비와 건설경기가 살아나면서 2년래 최고수준인 4.8%의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수출지역 다변화, 생산비용 절감, 품질 향상, 수출 경쟁력 강화 시급”

삼성경제연구소는 “미국경제는 경제성장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둔화 속도가 완만해 올해 안에 경기하락(Recession)은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둔화가 하반기 들어서 가시화된 뒤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한국 수출 기업들은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주택경기의 둔화와 고유가 등이 장기적으로 지속되고 이로 인해 소비둔화가 확산되면서 미국경제는 앞으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미국 경기둔화는 수입수요가 감소하는 것을 의미하며, 따라서 미국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삼고 있는 한국 수출기업에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국의 대미수출은 원화강세 기조로 지난해 이미 3.5% 감소한 바 있다.

미국발 부동산거품 파열 우려도

연구소는 이와 함께 미국의 소비를 떠받치고 있는 주택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이미 둔화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주택시장의 가격조정이 급격하게 이뤄질 경우 성장률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내다봤다.

지속적 정책 금리 인상에 따른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기존 및 신축 주택가격은 각각 작년 8월과 10월 정점에 이른 뒤 하락하고 있고, 지난 2월 신규주택 판매는 1백8만호로 9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금리 상승과 주택 경기 둔화는 민간 부문의 부채 부담 증가로 이어져 하반기 이후 소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연구소는 이에 앞서 '미국발 부동산거품 파열'이 가시화할 경우 미국보다 부동산거품이 심각한 한국경제에 치명적 타격을 가할 것으로 우려해왔다.

경기둔화로 하반기 이후 원화절상 진정될 것

보고서는 최근의 원화강세와 관련, 하반기 이후부터 원화의 급격한 강세현상은 진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원화 환율이 엔화 환율에 비해 이미 과도하게 하락한 상태에서, 향후 경기둔화로 인한 약달러의 여파는 원화보다는 엔화나, 유로화 등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원화강세로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흑자가 감소하고, 기업수익 악화로 인해 외국인 투자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추가 원화강세를 제약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현재 수출업체들의 채산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반기 이후에도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정부는 추가적인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한국 수출기업들은 향후 미국 경기둔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대비, 수출지역 다변화와 생산비용 절감 등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김한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원화 강세 기조로 이미 대 미국 수출이 타격을 받고 있는 상태에서 미국 경기 둔화까지 더해지면 한국 수출 기업은 채산성과 매출 모두 악화될 수 있다”며 “수출지역 다변화와 생산비용 절감, 품질 향상,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의 전반적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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