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31일에만 1만1천여명 방한. 정부 "고심중"

63만명 "중국인 입국금지" 국민청원, 미국-일본 등은 입국금지

2020-02-01 22: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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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미국 등 세계 다수 국가들이 중국 여행객의 입국을 막는 조치를 속속 내놓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하루에 1만명 이상의 중국인이 계속 입국하고 있어, 정부의 대응이 미온적인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1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종 메르스 확진환자가 속출한 지난달 31일 하루 기준으로 중국에서 항공편으로 국내에 입국한 중국인 수는 1만366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선박을 이용해 국내에 들어온 중국인 수 979명까지 합하면 총 1만1천345명이 입국한 셈이다.

중국인 입국 금지 조치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1일 오후 11시 현재 63만명 가까이가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간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에 대해 국제 비상사태를 선포하면서도 중국에 여행 금지를 해서는 안된다고 쐐기를 박은 데 근거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오는 2일 오후 5시(미국 동부시간 기준)부터 최근 2주간 중국을 다녀온 외국 국적자에 대해서는 미국 입국을 잠정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일본 역시 최근 14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고, 호주도 중국을 경유한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시켰다. 유럽에서는 이탈리아도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중국으로의 항공기 운항을 중단시켰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뿐 아니라 중미의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도 마찬가지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북한, 러시아, 몽골은 국경을 봉쇄했다.

이와 관련, 김강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WHO는 사람과 물품의 이동에 제한을 두는 것은 비효율적이며 필요한 지원을 제한하고 발생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권고를 했지만, 권고와 다른 조치들이 국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라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지속해서 파악하고 있으며 방역상 필요성, 위험에 대한 평가 등을 통해 앞으로 대응하겠다"고 향후 중국인 입국 금지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는 그러면서도 "질병관리본부와 관련 전문가의 의견 수렴, 정부 부처 간의 협의가 진행되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아직 정부가 통일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임을 토로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은 충분한 대처 능력이 있다"며 미국 등의 중국인 입국 금지에 강력 반발하고 있고, 입국 금지 조치를 단행할 경우 우리경제에 미칠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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