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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붙박이 선발' 보인다!

지난 콜로라도전에 이은 2게임 연속 7이닝 이상 호투

'돌아온 코리안특급' 박찬호(샌디에고 파드리스)가 25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완투에 가까운 8.2이닝 동안의 역투를 펼쳤지만 상대 선발 브랜든 웹의 호투에 팀타선이 침묵하며 1-4 패배를 기록했다. 투구수가 무려 1백19개에 달했고 9안타를 허용하며 4실점했지만 삼진 4개를 빼앗았고 볼넷은 단 한 개에 그쳤다.

샌디에고의 브루스 보치 감독은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박찬호는 경기내내 강했다"는 말로 그에 대한 믿음과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찬호는 이 날 경기에서 지난 20일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 7이닝 투구에 이어 완투에 가까운 8.2이닝동안 투구했다.

9회초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과 내야수비 불안이 겹쳐 추가실점을 허용하며 완투에 아웃카운트 단 한 개를 남겨둔 상황에서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지만 이 날 박찬호의 투구는 완투로 인정해도 무방한 정말 훌륭한 투구였다.

박찬호가 두 게임 연속 7이닝 이상 마운드를 지켜주면서 샌디에고의 불펜도 한층 부담을 덜게 되었다. 지난 시즌 박찬호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불펜도 덩달아 바빠지던 때와 비교하면 그야말로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 날 경기에서 박찬호가 보여준 또 하나의 변화는 고질적이었던 경기초반 제구력난조에 이은 실점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 날 경기에서 박찬호는 4회초까지 애리조나의 타자 단 한 명에게도 진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은 그가 '쌩쌩하던' 전성기 시절에도 자주 보여주던 모습이 아니다.

또한 이 날 박찬호의 투구수는 7회까지의 89개에 불과했다. 풀카운트 승부가 줄고 빠른 타이밍에 승부를 걸어가는 모습도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하는 선발투수로서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전성기때의 위력적인 구위가 경기 종반까지 이어지는데다 메이저리거 13년차의 경력에서 비롯된 원숙한 경기운영능력이 가미되면서 현재 박찬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박찬호의 부활'이 아닌 '새로운 박찬호의 탄생'으로 표현하는 것이 오히려 적절한 표현이라 여겨질 정도다.

'돌아온 코리안특급' 박찬호 ⓒ연합뉴스


경기 직후 박찬호는 "정말 끝까지 던지고 싶었다"며 승리를 놓친것 보다 완투를 달성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나 너무 아쉬워할 것은 없어 보인다.

이 날 호투로 인해 박찬호는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이번 시즌 샌디에고의 선발로테이션 한 자리를 확실하게 확보한것으로 보인다.

보치 감독이 인터뷰에서 "우디 윌리엄스와 박찬호가 불펜에서 시즌을 출발했으나 선발진으로 들어와 제구력을 되찾았다. 둘 다 잘 던져주고 있다"고 언급한 점도 박찬호의 선발로테이션 확보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샌디에고의 제3선발 크리스 영의 손가락부상도 박찬호에겐 유리한 변수다.

메이저리그 최악의 FA계약으로 평가받는 박찬호의 5년짜리 FA계약기간이 올해로 종료된다. 그가 부진하던 지난 4년동안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과 언론들이 한목소리로 '먹튀'라는 조롱을 그에게 퍼부었다.

그러나 박찬호가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거쳐 메이저리그 시즌 초반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박찬호가 초대형 FA 계약을 성사시킬 당시의 모습 그대로다.

이대로라면 또 한 번의 대형 FA계약도 기대해 볼 수 있어보인다. 박찬호의 몸과 구위가 정상이라면 그의 공을 제대로 칠 수 있는 타자가 메이저리그에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은 잘 알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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