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용균씨 어머니, 국회 찾아 "산업안전법 안 되면 아들 또 죽어"
이해찬 "고인 죽음 헛되지 않게 할 것", 이정미 "한국당 정신 못 차렸다"
김미숙씨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태의 고 김용균시민대책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 등은 이날 오전 국회를 찾아 산업안전보건법 심사를 위해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참관을 시작으로 정의당,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자유한국당 지도부를 차례로 만났다.
김미숙씨는 먼저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만나 "궁지에 몰려서 어쩔 수 없이 사회에 일찍 나가게 되고 이런 환경이 주어지게 한 나라 책임이 있다고 본다. 나라가 책임져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람이 살아갈 수 없는 나라다. 왜 이렇게 나라가 이상하게 돼있는지..."라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 어린 동료들, 용균이 같은 동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주어졌으면 좋겠다"며 "그래야지, 우리 아들도 의미 있게, 지금 우리 아들은 죽었지만, 그래도 본인이 죽으면서 떳떳하게 무언가를 했다는 의미부여를 해주고 싶다"고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만나서도 "아들이 억울하게 죽은 이건 정부가 죽인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나라에서 책임지고 그렇게 행한 기업에서 책임져야한다"며 "이번에 제대로 된 법안을 통과하지 않으면 우리 아들들이 또 죽는다. 전 그런 것을 보고싶지않다. 너무 아프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이해찬 대표는 "가능한 정부원안대로 통과하도록 노력하고 여건이 국회에 지금 우리가 과반수가 안되기에 절충할 수밖에 없는 조항이 몇개 있을지 모르겠다"며 "최대한 해서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하는게 중요하다. 정 안되면 다른 비상대책을 강구해서 아드님의 죽음의 의미가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미 대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이법이 통과되면 나라가 망한다' 이런 이야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정신을 한참 못 차렸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 수십 년동안 대기업을 보호하다가 우리 생때같은 자식들 다 보내고도 정신을 못 차렸으면 나라가 망하는 게 아니라 이런 법도 통과 못시키는 국회가 망하는 것이다. 어떤 국민이 이런 국회를 인정하겠는가"라며 한국당을 질타했다.
반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산업안전보건법 정부안은 171개 조항이나 되는 거대한 법안이고 이걸 오늘 내일 바로 처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지금 국회에 제출된 80여개 법안을 묶어서 위험의 외주화 정부안은 통과시키고 전면적 개정은 다음 임시국회로 미루든지 2월 국회에서 처리하게 구체적이고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단계별 처리 방침을 밝혔다.
같은당 채이배 의원도 "정부안이 너무 방대해 논의에 시간일 걸릴 것이 현실적이다. 가장 급한 내용부터 처리하고 이후 다른내용들은 2월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계속 진행하도록 논의에 앞장서겠다"며 "국회 논의과정에 있어서 바른미래당이 한국당과 같이 보조해서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막고있다는 오해는 풀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런 문제를 일일이 챙기지 못한 데 대해 정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며 "우리 사회의 안전과 관련해서 생명의 고귀함을 알고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정치권이 그렇게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말했다.
김 위원장은 "법 전체를 개정하느냐, 부분 개정하느냐를 놓고 국회 안에서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이 문제에서는 여야가 따로 없다. 우리 사회 안전성을 높이는 데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미숙씨는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에 참석해 "저번에 와서 약속을 했지않나. 잘 해준다는 약속을 잊어먹었는가. 지켜보겠다"며 법안 처리를 촉구했고, 소위원장인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이에 "잘 할게요"라고 답했다. 하지만 소위는 개회 30분만에 법안 처리를 놓고 이견이 맞서 정회하는 등 난항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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