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베이징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핌 베어벡 감독에게 모처럼만에 행복한 고민거리가 한가지가 생겼다.

바로 '깜짝스타' 한동원(성남일화)이 그 고민의 대상이다.

지난달 28일 예멘과의 올림픽 예선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은 박주영(FC서울)의 공백을 메울 백업요원으로 기용된 한동원은 지난 아람에메레이트 원정경기와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탁월한 위치선정 능력과 감각적인 슈팅솜씨를 과시하며 2게임 연속 2골씩을 터뜨리며 한국의 2연승을 견인, 박주영의 공백으로 우려되던 올림픽호의 득점력 저하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날려버렸다.

한동원, 더 이상 '박주영의 백업' 아니다

박주영이나 한동원 모두 올림픽호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내지는 섀도우 스트라이커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두 선수의 주전경쟁은 필연적이다.

당초 박주영은 주전이었고 한동원은 백업요원이었다. 정상적이라면 박주영이 돌아오는 순간 당연히 한동원은 벤치로 돌아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기세대로라면 박주영이 징계에서 벗어나 올림픽호에 재합류한다고 하더라도 한동원이 벤치로 돌아갈 가능성은 적어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베어벡 감독은 박주영과 한동원 중 한 선수를 주전으로 선택하거나 두 선수 모두를 투입한 상황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어낼 수 있는 공격전술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골감각에 관한한 박주영은 이미 검증된 선수다. 다만 한동원과는 골을 넣는 방식이 좀 다른 선수라고 할 수 있다. 박주영이 슈팅을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이전단계까지의 움직임이 좋은 반면, 한동원은 골을 넣기 좋은 위치를 미리 선점하는 능력과 처리하기 어려운 공을 유효슈팅으로 연결시키는 감각이 탁월하다. 박주영이 예멘전에서 양동현과의 2:1 패스플레이를 통해 완벽한 골 기회를 만들어 주는 과정에서 박주영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동원이 기록한 중거리 발리슈팅이 골로 연결되는 장면을 통해 한동원의 스타일을 잘 볼 수 있다.

K리그에서의 꾸준한 활약, 베어벡 감독의 선택 좌우할듯

이 시점에서 베어벡 감독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두 선수가 곧 재개되는 K리그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다. 소속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그 활약의 꾸준함을 유지하는 것이 베어벡의 선택에 좋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이 부분에 있어서는 지난 수원삼성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박주영이 한동원에 앞서있다. 그러나 베어벡 감독의 지적처럼 박주영은 플레이의 기복이 심한 약점을 보완해야하며 베어벡 감독에게 증명해내야 한다.

반면 한동원은 소속팀인 성남일화에서 아직 확고한 주전으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꾸준한 선발출장을 통해 K리그 무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 시즌 FC서울의 컵대회 우승을 견인하던 모습만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면 한동원은 오히려 박주영보다 베어벡의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적어도 지금까지 올림픽호에 대한 기여도에서 만큼은 한동원이 분명 박주영에게 앞서있기 때문이다.

베어벡 감독의 행복한 '한동원 딜레마'는 오는 5월 16일에 있을 예멘과의 원정 올림픽 예선경기를 통해 그 첫 해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