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새누리 어부지리 안돼" vs 안철수 "포기 않겠다"
어색한 조우, 짧은 인사 후 냉랭한 분위기만 연출
두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청담동 프리마호텔에서 열린 호남향우회 중앙회 전국총회에 나란히 참석해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등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다.
그러나 안 대표가 먼저 김 대표에게 다가가"위원장님 오셨습니까, 잘 지내셨습니까"라고 말했고 김 대표는 이에 "오랜만이에요"라고 짧게 인사를 나눈 뒤 두 사람은 행사가 끝날 때까지 단 한마디의 대화도 나누지 않고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대표간의 신경전은 연설을 통해 계속됐다.
김종인 대표는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제가 제일 야당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지 한달이 조금 지났다"며 "저는 긴급수술하는 의사와 같은 심정으로 변화를 위해서 전력을 다해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현 상황에서 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이번 총선과 다가올 대선에서 적지 않은 문제에 봉착할 것"이라며 "각오를 단단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저는 2월 25일에 광주에서 (대선주자)'호남불가론'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호남의 참신하고 유능한 정치인들이 역동적이고 포용력있는 대권주자로 성장토록 하겠다. 이들을 제2의, 제3의 김대중으로 자라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야권통합과 관련해서도 "지금 이대로 야권이 간다면 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줄 수밖에 없다"며 "호남이 바라는 정권교체를 위해 반드시 야권통합을 이뤄내 총선에서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은 무능하고 결과에 책임지지 않는 정부와 여당을 심판하는 선거지만, 여당을 심판하기 위해 야당의 내부문제를 덮고가자고 할 수는 없다"며 "뭉치고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식으로 단일화밖에 이야기하지 못하는 야댱으로는 정권교체의 희망이 없다"고 김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안 대표는 "만년야당이 아니라 집권할 수 있는 정당을 키워주셔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한국정치를 바꾸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 것인가, 어떻게 하면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의 삶을 바꿀 것인가, 오로지 그것이 제 목표이고 국민의당의 목표다.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무성 대표는 "호남은 늘 대한민국의 중심이었는데, 패권주의로 소외되고 호남민의 자존심이 무시당하는 일이 벌어졌다"며 '그러다 선거철이 다가오니 다시 또 호남을 이용하려는 시도가 벌어지고 있다"고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 대표는 "호남정치가 이제는 이념편가르기를 일삼는 패권정치에서 벗어나서, 여기에 휘둘리거나 이용당하지 말고 새로운 싹을 틔우고 키워나갈 때"라며 "호남정치가 제대로 살아나야 한국 정치가 살아난다. 새롭게 태어나는 차원에서 이제 마음의 벽을 허물고 호남 보수주의와 우리 새누리당이 손을 잡을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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