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법이 2일 야당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단독 표결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밤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종료된 이후 본회의에서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수정안을 재석의원 157명에 찬성 156명, 반대 1명으로 의결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종걸 의원 등 106명의 발의로 법 적용 범위를 '테러행위에 대한 예방 및 대응활동'으로 한정하고 국회 추천 인권보호관을 신설하며 테러단체 지정 및 해제사유를 구체화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제출했으나, 재석의원 163명 중 찬성 107명, 반대 156명으로 부결됐다. 야당은 수정안이 부결되고 곧바로 직권상정안 표결이 시작되자 모두 자리를 떴다.

테러방지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정원은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정보수집권과 추적권, 금융거래상 지급정지 등의 권한을 갖게됐다. 또 국정원은 테러위험인물에 한해 통신.감청이 가능하게 됐다.

수정안은 다만 업무과정에서 인권 침해 소지의 발생을 막기 위해 국가테러대책이에 인권보호관을 두기로 했다. 국정원이 통신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는 서면으로 고등검찰청 검사에게 통신정보수집을 신청하고 허가를 받도록 했다.

그러나 야당이 권력남용을 우려하며 수정을 요구했던 '기타 테러' 규정, 광범위한 감청 및 대테러대상 적용 등에 대한 수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반대토론에 나선 변재일 더민주당 의원은 "테러방지법안은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뿐만 아니라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경우'까지 국정원이 감청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대테러활동에 필요한 경우’를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와 동일시하게 되면 국정원이 대테러 활동에 필요하다고 하면 영장도 없이 먼저 감청을 시행하고 나중에 법원의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 의원은 또 "법안에서 '대테러조사'는 그 대상도 제한이 없고, 법원의 허가 등 요건에 있어서도 제한 없이 모두 수집할 수 있고, 조사를 위해 사실상 가능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개념이 불분명한 '추적'도 무제한 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는 국정원만이 아는 테러위험인물과 자신도 모르는 새 접촉한 국민을 국정원이 얼마든 조사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중대한 국민 인권침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은 이에 찬성 토론에 나서 "야당 수정안은 법 적용 대상을 테러단체 조직원으로 한정하는데 그 사람도 예비음모나 선전선동을 해야만 테러위험인물으로 정하게 해놨다"며 "누구의 정보수집도 못하게 해놓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더민주당은 테러방지법 통과후 결의문을 통해 "사생활과 통신 비밀의 자유 보장, 영장주의를 규정한 헌법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테러방지법’으로 국민은 이제 일방적인 불안에 시달리게 되었다"며 "‘참 나쁜 대통령’이 참 나쁜 법을 만들어, 참 나쁜 기관에게, 참 나쁜 짓을 시켜, 참 나쁜 사회를 만들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더민주는 "이로써 ‘음지에서 국민을 사찰하고 양지에서 정권에 충성해온’ 국정원은 ‘박근혜 정권의 가장 완벽한 통치 도구가 될 것’이고, 동시에 ‘민주주의와 국민 인권을 가장 위협하는 존재’가 되었다"며 "총선 승리 후 ‘테러방지법’의 전면 개정에 나설 것임을 국민 앞에 다짐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