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국정원 '비공개 방문'
6월30일 방문해 안보태세 강화 지시
12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내곡동의 국정원 청사를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당일 전군지휘관 7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사출시험, 내부 공포정치 등 북한 상황을 언급,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말고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는데 이 행사가 끝난 직후 국정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이번 국정원 방문은 안보태세 점검과 격려 차원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은 이병호 국정원장으로부터 대북 동향과 국정원 운영 상황 등에 대해 보고를 받은 뒤 빈틈없는 안보태세를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으며, 주요 시설을 둘러보며 직원들을 격려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국정원 방문은 이번이 취임 후 처음이다. 역대 대통령들도 재임 기간 한차례 정도 국정원을 찾은 바 있는데 대개 취임 첫해였다는 점이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과 다른 점이다.
이런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을 두고 국정원이 현 정부 출범초 정치적 논란에 휩싸였다가 '이병호 체제' 출범 이후 정보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하는 쪽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국정원의 개혁 작업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정원은 박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13년 대선개입 댓글 논란으로 정치공방의 중심에 섰고, 이듬해인 2014년에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다.
당시 박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국정원에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뼈를 깎는 환골탈태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고, 결국 남재준 원장의 사표를 전격 수리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작년 6월 간첩사건 증거조작 파문으로 상처를 입은 국정원을 치유할 책임자에 직업외교관 출신이자 온건파로 알려진 이병기 주일 대사를 국정원장에 내정했다.
작년 7월 당시 이 원장은 취임식에서 "'정치관여' 네글자를 머릿속에서 완전히 지우고 본연의 업무에만 집중하라"고 직원들에게 당부했고, 국내 정치개입 소지를 최소화하고 방첩과 대테러 분야를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개편 작업을 진행했다.
또한, 올해 2월 이 원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현 정부들어 세 번째 국정원장을 맡게 된 이병호 원장도 정치불개입과 정보기관 역할 강화라는 개혁 기조를 이어받았다.
이 원장은 올해 3월 취임하면서 "국정원은 권력기관이 아닌 순수한 안보전문 국가정보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며 "전 사회가 잠들어 있을 때 국정원은 깨어서 국가안보의 예리한 촉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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