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돈 "유승민 행보 따라 양당체제 흔들릴 수도"
"신뢰 잃은 정권은 강압에 의존할 수밖에"
이상돈 명예교수는 이날 대구 <매일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사실 박근혜정부는 위기관리는 물론이고 정책에서도 이미 실패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변변한 정책도 세워 보지 못하고 주저앉아 버렸다. 박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국민 다수로부터 지지를 상실해 버렸다. 실제로 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계층은 대구`경북권과 60세 이상 노년층으로 국한돼 있다"고 힐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의 박 대통령을 만든 세력은 ‘범친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집단"이라며 "하지만 오늘날 박 대통령을 호위하는 ‘친박’은 매우 협소한 집단에 불과하고, 김무성 대표나 유승민 의원 같이 오랫동안 박 대통령을 알아왔던 무게감 있는 사람들은 대통령과 거리를 두거나 비판자가 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그는 그러면서 "연초에 있었던 김무성 대표의 수첩 메모 사건은 김 대표와 유 의원, 그리고 대통령 주변세력과의 관계가 심상치 않음을 잘 보여 주었다. 김무성 대표는 언론으로 하여금 문제의 ‘K, Y’를 추적 보도하게 하여 ‘십상시’라고 불리는 청와대 세력에게 타격을 주었다"면서 "이번 유승민 파동에선 유 의원뿐 아니라 김 대표도 직격탄을 맞았으니 연초의 ‘K, Y’ 수첩 메모가 부메랑이 된 모습"이라며 이번 파동을 '십상시'의 반격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그는 유승민 사태의 후폭풍에 대해선 "유승민 사태의 파장은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을 9개월 앞둔 새누리당은 대혼란에 빠져들었다. 내년 총선을 누가 지휘할지도 알 수 없고, 어떤 정책 방향을 내걸지도 불확실해졌다. 유 의원을 향해 저주의 언어를 쏟아낸 친박 의원들의 운명도 관심거리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계속 지리멸렬하기만 기대하는 형편이 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유 의원의 향후 행보와 관련, "정치인 유승민은 이제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며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에서 4선에 나서면서 당내 비판세력의 구심점으로 남을지, 아니면 아예 새로운 정치지형을 만들어 가면서 한국정치 자체를 바꾸는 담대한 도전에 나설지는 현재로선 알 수 없다. 어느 길을 가든 간에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유 의원의 행보에 따라 1990년 3당 합당으로 굳어진 양당 체제 자체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양당체제를 깰 '제3세력' 출현 가능성을 주목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양극화된 정치 세력에게 다수의 국민들은 지쳐가는 것 같다. 국민들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 변화에 부응하는 쪽이 국민의 마음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히는 등, 여러 차례 '제3세력' 출현 필요성에 방점을 찍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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