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2~3년 더 갈 것. 한국, 제2 IMF 겪을 수도"
한경연 전망, 노무라 "5월 한국수출 -12.6%"
권태신 원장은 이날 오전 아시아금융학회(회장 오정근)와 공동으로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개최한 '초엔저의 전망과 파장 및 대응과제'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향후 2∼3년간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 한국의 수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발제를 통해 "엔화 약세 장기화에 따른 일본 기업의 이익 확대가 일본 기업들의 체질 또는 제품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한국의 수출과 기업경쟁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특히 엔저 이후 한국과 일본 자동차·철강업체들의 영업이익 흐름이 확연하게 차별화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 그룹, 포스코 등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연구실장도 "일본과 수출경합도가 높은 자동차산업의 경우에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 수출의 15%를 차지하는 대(對)아세안 수출이 엔저의 타격을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맞춤형 수출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가세했다.
그는 "일본의 공격적인 수출단가 인하가 예상됨에 따라 엔저의 피해가 상당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그동안 수출단가를 인하하지 않았던 섬유, 기계, 운송장비 산업을 중심으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오정근 한경연 초빙연구위원은 하반기 중 100엔당 원화 환율이 800원대 중반까지 하락해 수출과 성장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 환율은 이미 900원선이 깨진 데 이어 890선마저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노무라의 권영선 이코노미스트는 28일자 보고서에서 "5월 한국의 수출은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대비 12.6% 감소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율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 수출은 1월 -0.9%, 2월 -3.3%, 3월 -4.3%, 4월 -8.1% 등으로 올 들어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그는 2006~2007년에도 엔-원 재정환율이 900원을 밑도는 등 원화가 강세를 보였지만 당시는 한국의 수출 증가율이 일본보다 높았다는 점에서 지금과는 크게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엔저에다가 한국 최대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 심화로 한국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오는 6월 기준금리를 또다시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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