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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벡호, '한국형 빗장수비' 구축하라

견고한 수비시스템 구축없이 고질적인 수비불안 해소 난망

한국축구가 2007년 첫 A매치를 기분좋은 승리로 장식했다. 그것도 축구의 본고장 유럽에서 유럽의 축구강국 그리스를 상대로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승리했다.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새벽부터 TV 앞에 앉아 가슴졸이며 경기를 관전하던 국내 축구팬들이나 현장에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친 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올렸지만 한편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이 가시지 않은 듯 뛰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만큼 골을 성공시키려는 그리스팀의 막판 공세가 무서웠고, 이를 어렵사리 막아낸 한국 수비진의 대처가 아슬아슬했다는 이야기다.

경기직후 많은 전문가들은 유로2004 챔피언 그리스를 상대로 적지나 다름없는 잉글랜드에서 승리를 거둔 대표팀을 칭찬하면서도 그리스전에서 드러난 대표팀 수비조직력의 미숙함과 집중력부족을 지적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베어벡 감독, 취임당시 한국형 전술시스템 언급

베어벡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취임에 즈음한 기자회견에서 '생각하면서 이기는 축구'를 내세우며 공수에 걸쳐 한국팀에 맞는 전술시스템을 찾는데 주력할 것임을 밝힌바 있다. 베어벡 감독은 자신이 구상하는 '한국형 전술시스템'이 완성하는 것으로 한국축구가 미래에 세계적인 수준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기틀을 잡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셈이다.

베어벡 감독의 구상이 제대로 현실화 될 경우 한국축구는 적어도 수비에 있어서 만큼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빗장수비'에 비견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비시스템을 구축해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더라도 기본적인 수비포메이션은 베어벡의 한국형 전술시스템에 따라 훈련하고 실전에 적용할 수 있게된다.

그러나 그리스전을 통해 드러난 베어벡호의 현실은 적어도 수비부분에 있어서 만큼은 여전히 답답했다.

이번 그리스전만 하더라도 김용대의 선방과 약간의 행운이 따라주지 않았다면 2-3골을 족히 실점할 수 있는 경기였다. 특히 중앙수비를 맡았던 김진규와 김상식은 전반적으로 무난한 플레이를 펼치긴 했으나 문전에서 혼전을 펼칠때 2선에서 침투하는 상대 공격수를 번번이 놓치며 강력한 슈팅을 허용, 골과 다름없는 상황을 여러번 허용했다.

이영표와 오범석이 선발로 출전한 측면수비라인은 중앙수비진에 비해 안정적이었으나 이영표가 교체되어 나간 후반 김치우가 투입되면서 전반전과는 달리 그리스 측면 공격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며 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아시안컵 정상탈환 위해 '한국형 빗장수비' 고민할때

그랗다고 베어벡호가 단순히 이번 그리스전에 드러난 몇몇 문제점을 보완하는데 그친다면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책를 제시했다고 보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결국 수비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한국축구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수비시스템이 구축되지 않고서는 설사 세대교체가 이루어져도 같은 문제점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베어벡 감독도 현재 인식하고 있으며 그 결과 감독 취임에 즈음한 포부를 밝히는 자리에서 언급했다고 볼 수 있다.

2007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는 베어벡호가 대회까지 남은 기간동안 대표팀의 불안한 수비시스템에 대한 정비를 완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수비에 관한한 특단의 대책이 없이는 대표팀의 수비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수비불안의 해소없이 베어벡 감독이 목표로 삼고있는 아시안컵 우승도 기대하기 어렵다.

뮤지션으로서는 특이하게 모 케이블TV 채널에서 축구해설자로 활약중인 김C는 얼마전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국축구의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빗장수비의 종주국' 이탈리아로부터 수비전담 코치를 초빙하자고 제안했던 적이 있다. 김C의 발언은 당시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며 일리있는 의견이라는 평가도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2007년 첫 A매치를 만족할만한 결과로 이끈 베어벡 감독이 스스로의 포부처럼 언제쯤 '한국형 빗장수비'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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