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朴대통령의 '11개월짜리 시한부 내각' 융단폭격
"국정쇄신 의지 없어", "이 판에 친위내각이라니"
<조선일보>는 이날자 사설 <'11개월 시한부 내각' 國政 골든타임 책임질 수 있겠나>를 통해 "박 대통령은 그간 기회 있을 때마다 큰 선거가 없는 2015년은 이 정권이 일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말해왔다"면서 "작년 말 대통령 주변 측근과 친·인척이 연루된 권력 다툼으로 크게 흔들린 청와대와 정부의 분위기를 다잡고 국정의 새 출발을 기약하기 위해서라도 대대적인 쇄신 인사가 절실했다. 박 대통령은 올 들어 총리 인사와 청와대 개편, 개각을 단행했지만 확실한 반전(反轉)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대통령 스스로가 국정의 골든타임을 허송(虛送)하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고 탄식했다.
사설은 이어 "이런 마당에 인사 쇄신의 핵심고리인 청와대 비서실장 인사는 다시 미뤘다. 이날 발표한 개각 인선(人選)에서도 국민이 무릎을 칠 만한 인물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이 친박 인사들에 대한 논공행상에 가깝다. 이번에 현역 의원 두 명이 입각하면서 여당 의원이 내각의 3분의 1에 이르는 6명으로 늘었다. 총리와 두 명의 부총리도 모두 새누리당 의원이다. 이들은 내년 1월이면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나야 한다"면서 "이런 11개월짜리 시한부 내각으로 과연 올 한 해 나라 안팎의 도전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중앙일보>도 사설 <눈 씻고 봐도 쇄신 의지 안 보이는 2·17 개각>을 통해 "이들 장관 후보자가 적임이냐는 논란과는 별개로 국민의 눈높이에 턱없이 못 미치는 인사였다"면서 "국정 쇄신의 의지를 읽을 수 없는 인사였다"고 질타했다.
사설은 "국정운영의 새 동력을 얻으려면 대대적인 인사 쇄신을 하라는 게 민심의 요구였고 그 핵심은 김기춘 비서실장과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의 교체였다. 하지만 3명의 비서관은 이미 유임됐고 김 실장에 대한 교체 인사도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청와대가 김 실장의 사의(辭意)를 박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밝힘으로써 교체 가능성을 공식화한 게 이전과 달라진 점"이라며 "하지만 이런 정도로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인적 쇄신이란 말을 붙이기조차 민망하다"고 힐난했다.
사설은 또한 "감동이 없는 인사였다는 지적도 면키 어렵다"면서 "이완구 국무총리에 이어 유일호·유기준 후보자까지 내각에 합류하면 의원 출신 장관은 6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내각의 3분의 1이 새누리당, 그것도 친박근혜계 인사들로 채워지게 된다. 이들은 모두 지역구를 갖고 있는 현역의원이다. 내년 4월 총선에 한꺼번에 출마할 경우 선거일 90일 전 공직 사퇴 규정 때문에 고작 10개월 남짓 장관직을 맡게 되는 꼴이 된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동아일보>도 사설 <총선에 눈먼 ‘시한부 내각’으로 국정개혁 할 수 있겠나>를 통해 "새 출발의 변화도, 감동도 없는 찔끔 개편"이라며 "청와대는 전문성과 현안 해결 능력을 중시한 인선이라고 설명했지만 친박 성향을 더 중시한 듯하다"고 꼬집었다.
사설은 이어 "‘수첩 인사’나 계파를 초월한 인재 기용으로 국정 쇄신의 각오를 보여주기 바랐던 국민의 기대를 외면한 개각이 아닐 수 없다"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박 대통령의 폐쇄적 국정운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최경환, 황우여 부총리에 이완구 총리까지 친박들로 내각을 채운 상황에서 친박을 더 불러들인 ‘친위 내각’이 국민통합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
사설은 또한 "이번 개각으로 내각 18명 중 3분의 1인 6명이 의원직을 겸직하게 됐다. ‘청문회 공포증’에 사로잡힌 청와대가 온갖 흠결에도 불구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완구 총리 같은 ‘현역 프리미엄’을 믿고 단행한 인사로 보인다"면서 "의원들이 내년 총선(4월 13일)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공직선거법상 선거 90일 전(1월 14일)까지 사퇴해야 한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11개월짜리 시한부 장관들이 공무원연금 개혁, 노동 개혁 같은 난제에 직(職)을 걸고 다걸기(올인)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고 탄식하기도 했다.
사설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어제 '의원 겸직 장관들이 총선출마 때문에 연말에 그만둔다면 걱정'이라고 ‘3분의 1 의원내각’이 된 개각을 평했다"면서 "대통령의 변화를 요구하는 국민에게 박 대통령이 응답하는 게 이렇게 어려워서야 앞으로 남은 3년간 어떻게 국정에 성과를 내고 4대 개혁을 할 수 있을지 답답하다"고 절망감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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