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회 회동' 제보자 박동열 왜 말 바꿨나
<노컷><조선일보> 의혹 제기, 금태섭 "살아있는 권력에 누가 반기"
<노컷뉴스>는 10일 <박동열, 십상시 내부자 지목했다 '풍문'으로 진술 바꾼 이유?>라는 기사를 통해 "검찰은 박동열씨를 지난 7일부터 사흘 연속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다"며 "첫날 검찰에 출석한 박씨는 정보의 제공자로 김춘식 청와대 행정관을 간접적으로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노컷>은 "즉 박관천씨가 검찰 진술에서 '박동열씨에게 제보를 받을 당시 김춘식 행정관에게 들은 얘기'라며 자신에게 관련 내용을 제보해줬다고 주장하자 박씨도 조사 첫날에는 이같은 사실을 얼버무리며 인정했다"며 "하지만 다음날 검찰 조사에서 박씨의 진술 태도는 180도 뒤집혔다. 박씨는 김춘식 행정관에게 들은 것이 아니라 세간에 떠도는 풍문을 전달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며 박씨가 하룻 사이에 말을 바꿨음을 강조했다.
<노컷>은 이어 "박씨가 처음에는 김춘식 행정관을 지목했다가 하루만에 진술을 번복한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물음을 던진 뒤, "우선, 박씨가 처음에는 자신이 제보한 정보의 신빙성을 강조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김 행정관을 지목했다가 뒤늦게 발을 뺐다는 설이 가능하다"면서도 "하지만 앞뒤 정황을 종합해보면 박씨가 청와대 내부자를 지목한 데 대한 심적 부담을 느껴 진술을 허위로 번복했을 가능성에도 무게감이 실린다. 하루 사이 외압을 받았을 수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노컷>은 특히 "모든 상황을 차치하고라도 박동열씨가 지방국세청장을 맡는 등 국세청의 고위 간부를 지낸 데다 정재계에 발이 넓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풍문을 들어 전달했다는 박씨의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측면이 있다"면서 "특히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도 표현했듯이 내부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민감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거듭 의혹의 눈길을 던졌다.
<조선일보>도 이날 검사 출신인 금태섭 변호사의 말을 빌어 유사한 의문을 제기했다.
금태섭 변호사는 <조선일보>에 "대통령이 출처를 '찌라시'라고 지목한 가운데, 전직 지방국세청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권력의 풍향을 잘 아는 박동열씨가 검찰 조사에서 다른 말을 할 수 있었겠느냐"라며 "비밀 회동과 관련한 녹취나 사진이 있지 않은 한 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의 말'대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반 사건도 관련자들이 입을 맞추면 진실 규명에 힘이 드는데, 지금 누가 집권 2년 차의 살아있는 권력 앞에 반기를 들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선>은 이같은 금 변호사 발언을 전한 뒤, "정윤회씨와 대통령 측근에 대한 수사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정윤회씨나 주변에 대한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가 거의 없는 가운데 정씨가 검찰에 나온다면, 사실상 정씨의 주장만 확인하는 수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선>은 이날자 사설 <靑 문건 파문이 '정윤회 면죄부'로 끝나선 안 된다>를 통해서도 "정씨가 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부적절한 언행(言行)을 해왔다는 의혹은 이미 여러 곳에 단서가 남아 있다"며 정윤회 문건과는 별도로 5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은 "작년 8월 대통령 지시로 문체부 국·과장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정씨 측 사람들이 영향을 미쳤다고 증언한 사람은 당시 주무 장관이었다. 대통령의 친동생은 정씨 측 사람들로부터 미행까지 당했다고 의심해 왔다. 지난 8월에는 정씨가 CJ그룹이 후원한 독도 콘서트에 대통령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참석한 일도 확인됐다"면서 "정씨는 청와대 '문고리 비서관' 3인방 중 1명인 이재만 총무비서관과 전혀 접촉한 일이 없다고 했다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나자 말을 바꾸었다. 박 대통령은 정씨에 대해 "몇 년 전 떠난 사람"이라고 했지만 정씨는 2년 전 대선 후 감사 전화를 받은 일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새누리당에서 대통령의 감사 전화를 받은 사람은 몇 명 되지 않는다고 한다"고 열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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