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이광재 "반도체업계 절실. 민주당 양보하라"

민주당 "특정회사 기우는 건 후진적 기업 지배구조 때문"

2025-02-20 13:38:54

확대 축소

"업계 전문가들은 한때 세계 최고였던 특정 회사가 기울어가는 건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 경영진의 잘못된 의사결정과 왜곡된 인센티브 구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민의힘의 주장대로라면 반도체 관련 일자리는 과로와 박봉의 기피 일자리가 될 게 뻔하다. 기존 인재 이탈도 우려된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이 19일 반도체업계의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 수용 불가를 고수하며 펼친 논리다. 그가 은연중 오너 등에 대한 적대감까지 드러낸 '특정 회사'가 삼성전자임을 불문가지다.

이런 류의 주장이 현재 민주당 주류를 관통하는 논리다. 과연 그럴까.

DJ정권 산자부 장관과 국무총리, 국회의장 등을 맡았던 대표적 '경제통'인 정세균 노무현재단이사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위한 여야 합의가 잠정 중단됐다. 예상대로 주52시간 예외 적용 문제가 걸림돌이 되었다"며 "민주당이 양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도체 산업계의 요구가 절실하고, 예외적용 대상자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AI 반도체는 게임체인저다. 기업을 넘어 국가대항전 양상이다. 주요 국가들이 사활을 걸고 무한경쟁에 돌입했다. 일단 격차가 벌어지면 따라잡기 어렵다"며 "R&D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느긋하게 신제품 개발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3~4일 먼저 finish line에 도달한 자가 절대강자로 군림할 수도 있다. 인정하기 싫어도 그게 현실"이라며 상황의 시급성을 지적했다.

그는 "AI 최강국 미국은 근로시간 제한이 없다. 대만은 법 기준 초과 근로에 대해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미국을 턱밑까지 추격중인 중국의 근로시간은 무모해 보일 정도로 유연하다"면서 "과로를 당연시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우리가 상대할 NVIDIA, TSMC의 핵심 R&D 인력들이 근무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연구개발에 집중할 때, 우리는 무엇으로 그들과 경쟁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쟁국에 비해 불리한 환경에서 일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사람'에 대해 '필요할 때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다수당이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반도체 R&D 인력의 해외 이직이 늘고 있다고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는 핵심인력의 유실이다. 심각한 문제다.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게 뻔하다"라면서 "왜 그럴까?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더 일해서, 더 성과를 내고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받으려는 것은 비난하거나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를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라고 질책했다.

야권의 또다른 경제통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앞서 "주 52시간제는 시간을 가지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조정하자"며 "보호해야 할 노동자는 확실히 보호하자. 미국, 일본, 독일 등 선진국처럼 고액 연봉자는 제외하자. 업종별로는 IT인력,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등 선진국 수준을 따라가자"며, 평균 연봉이 억대인 반도체업계에 대해선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을 촉구한 바 있다.

이재명 대표는 당의 정체성을 '중도보수'라고까지 말하고, 자신은 대기업 총수들도 가장 좋아하는 '친기업'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말할 것도 없고, 야권의 경제통들도 '주 52시간제 적용 예외'를 놓고선 민주당의 경직된 노조 편향성을 비판하고 있다.

최근 상승하는가 싶던 이 대표 지지율이 다시 멈칫하고, 부동층이 급속히 늘고 있다. 탄핵이 인용돼 조기대선이 치러지면 유권자 관심은 '윤석열 심판'에서 '차기지도자 평가'로 전환될 개연성이 높다. 주 52시간제를 둘러싼 이 대표의 최종 선택이 예의주시되는 이유다.

박태견 기자

수집 의견 인쇄 URL복사

기사본문

정세균-이광재 "반도체업계 절실. 민주당 양보하라"

민주당 "특정회사 기우는 건 후진적 기업 지배구조 때문"

기능

외부공유

관련기사

댓글

BEST 클릭 기사

주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