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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정운찬, 결정 너무 빨리 하지 말라"

"이명박 현상은 정치 성숙도 낮은 쏠림현상"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의 은사이자 대선에 도전했다가 좌절한 경험이 있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범여권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 전 서울대 총장에게 '결심'에 있어 신중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조 전 부총리는 3일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과 인터뷰에서 정 전 총장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나에게 한 번 의견을 물은 적이 있는데, 상당히 신중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대답했다"고 밝힌 뒤 "신중하게 하라는 게 하지 말라는 뜻은 아니었고, 다만 너무 빨리 의사 결정을 한다거나 졸속으로 하진 말라는 뜻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정치계는 학계 분위기와는 많이 다르다"면서도 "적응하기도 쉬운 일이 아니나 능수능란한 사람이라면 오히려 잘 할 수도 있다"고 말해, 정 전 총장에 대한 나름의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표시하기도 했다.

정운찬 전 총장은 총장 퇴임 직전인 작년 6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치는 절대 안 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제가 그런 말을 하고 다녔더니 조순 선생님이 '인생 사는데 그러고 다니는 게 아니다, 나중에 안 하더라도 절대라는 말을 쓰는 것은 좀 가벼워보인다'고 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조 전 부총리는 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지지율 1위와 관련해선 "정치 이념이나 앞으로의 국가 비전 같은 것이 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 방향으로 쏠리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나라 국민은 학력도 높고, 상식도 있고, 능력도 많은데 유독 사회생활을 하거나 정치에 임하는 자세는 성숙도가 낮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이 자기 의사를 확고하게 가지지 못하고 쏠리는 현상을 보게 된다"고 일시적 쏠림현상으로 규정했다. 그는 "마치 중학생들이 왁 하고 한쪽으로 달려갔다가, 상황이 달라지면 또 왁 하고 반대쪽으로 달려가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래서는 성숙한 사회와 성숙한 정치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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