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물가 5.3%↑, '스태그플레이션' 도래
가계부채 폭발, 부동산거품 붕괴 촉발하며 '제2 위기' 우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3% 올라 2008년 8월(5.6%)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대비로 지난 1월 4.1% 상승한 이후, 2월 4.5%, 3월 4.7%, 4월 4.2%, 5월 4.1%, 6월 4.4%, 7월 4.7% 등 7개월째 4%대를 기록한 이후 8월에 끝내 5%대에 들어섰다.
소비자물가는 전월 대비로도 0.9% 올라, 물가 폭등세가 나날이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4.0% 올라 2009년 4월(4.2%) 이후 2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근원물가는 전달보다는 0.3% 올라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단지 기상이변에 따른 농산물값 폭등이나 국제유가 급등이라는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물가 폭등이 전방위로 진행중임을 보여주는 증거여서 '3%대 물가'를 호언해온 정부를 머쓱하게 만들고 있다.
부문별 물가 상승률을 살펴보면 농산물 15.6%, 축산물 9.2%, 수산물 10.3% 등이 고르게 오르면서 농수산물이 13.3% 상승했다. 공업제품도 석유류가 15.2% 급등했고, 가공식품이 8.0%, 내구재가 7.1% 올라 전체적으로 7.1% 상승했다.
서비스부문은 전년동월대비 3.1% 오른 가운데 특히 집세가 4.4% 올라 무주택 서민들의 등허리를 휘게 만들었다.
문제는 앞으로 물가 전망도 잿빛이라는 점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은 추석이후에는 물가가 잡히면서 3%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나, 추석이후에는 버스·지하철·택시 등 대중교통요금과 상하수도료·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으며 정부가 억눌러온 우유값 등 생필품값도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또한 무주택자들에게 가장 부담이 큰 전세값 역시 또다시 폭등 행진을 시작해, 3% 물가는 사실상 물건너간 지 오래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처럼 물가가 통제불능 상태로 급등을 계속하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성장률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은 '공포의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급속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연초 5%로 잡았던 GDP 성장률을 지난 6월에 4.5%로 낮췄던 정부는 추석이후 또다시 성장률을 4%대 초반으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민간경제연구소 등에서는 세계경제 더블딥 우려가 확산되면서 지난 7월부터 제조업과 수출전선에 적신호가 켜지는 등 실물경제가 급랭 조짐을 보임에 따라 올해 성장률이 3%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많다. 이럴 경우 올해 4%대 폭등이 확실시되는 물가와 비교하면, 물가가 성장률보다 더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하는 스태그플레이션 도래가 확실시된다.
실제로 이미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국민들의 실질소득이 감소한 상황이어서, 일각에서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하고 있다.
문제는 스태그플레이션 도래가 단순히 국민적 고통 증가를 의미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한국경제 최대뇌관인 가계대출 시한폭탄 폭발과 부동산거품 붕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는 데 있다. 이미 전세값 폭등에 따른 전세대출과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생계비 대출로 인해 7~8월 가계대출은 사상최대인 10조원대 폭증세를 기록하면서 가계대출 폭발이 초읽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더욱이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는 전방위로 상승하면서 가계부채 부실화를 재촉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관리자인 정부는 "한국경제의 펀더맨털은 튼튼하다"는 IMF 발발전 호언만 되풀이하고 있어, 세간의 위기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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