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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업무보고, 1주일만에 속전속결 마무리

'MB노믹스' 알리기 성공, 친재벌-제왕적 대통령제 우려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대한 각 부처 업무보고가 일주일만인 8일로 마무리됐다.

인수위는 지난 2일부터 휴일도 잊은 채 각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이명박 정부의 향후 정책방향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설익은 정책이 사전에 흘러나가면서 혼선을 빚기도 했고, 당 내부에서조차 '너무 서두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들어야 했다.

업무보고에서 나타난 '이명박 정부'의 정책방향은 당선인의 말 그대로 '친기업적'. 이명박 당선인이 당선 직후 재벌총수들을 비롯, 경제인들과 잇따라 만나 '투자확대' 요청한 것을 시작으로 금산분리 완화,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정기세무조사 대폭 감소 등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들이 줄이어 발표됐다.

이같은 정책방향은 '친기업'이 아닌 '친재벌적' 정책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게 했다.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각종 기업규제완화 정책이 재벌들에게 곧바로 혜택이 돌아가는 것들이라는 지적.

대선막판 이명박 당선인을 지지했던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지난 7일 "이명박 당선인이 전경련을 먼저 찾아가 여론으로부터 '친재벌'이란 소릴 듣는 것보다, 노사를 동시에 한곳으로 초청해 노사발전을 지원하겠다고 하면 국민이 마음을 놓지 않겠는가"라고 불만을 털어놓을 정도였다.

청와대 기능 강화 등으로 권력분산이 아닌 제왕적 대통령제의 부활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수위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정부권력의 행태는 청와대의 기능 강화를 통한 '중앙집권형'으로 바뀔 전망이다. 인수위는 '작지만 강한 정부'를 표방한 정부조직 개편안의 밑그림을 마련했다. 인수위는 현행 18개 부를 15개 이하로 조정하고, 부총리를 없애 규모를 줄이는 대신 기능별 재편, 정무장관 신설, 청와대 기능 강화 등을 기조로 한 정부조직 개편안을 마련했다.

하연섭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8일 CBS 라디오 '뉴스레이다'와 인터뷰에서 "부총리 제도를 없앨 뿐 아니라 지금 나오는 얘기로는 국무총리실의 기능까지도 축소시킨다"며 "이렇게 되면 내각에 힘이 있다기보다 청와대로 모든 힘이 쏠릴 가능성이 있어 자칫 잘못하면 국민들이 바라고 있는 CEO 대통령이 제왕적 대통령제로 전환할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교육분야 역시 자율과 경쟁을 중점으로 한 변화를 예고했다. 교육부가 대학입시에서 손을 떼게 하면서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3불 정책은 사실상 폐지됐다. 이 같은 혁명적 변화에 학원 밀집가 지역의 전세값이 꿈틀대고 증시에서는 교육주가 연일 폭등하는 등 부작용이 벌써부터 예고되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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